▲'봉이 김선달' 발언 사과한 정청래 의원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두고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논란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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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통행료 문제를 지적했다가 불교계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대한불교조계종 전국승려대회 참석, 사과의 뜻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발걸음을 국회로 돌렸다.
이날 정 의원은 오후 1시 조계사에서 열린 '종교편향 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 현장을 찾았다가 다시 차량에 올라탔다. 그는 취재진에게 "오늘 여기 오라고 해서 오고 있는 중에 그냥 국회 정론관에서 사과 발표하는 게 좋겠다고(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조계종의 반대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오후 3시 30분, 정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조계사에 가서 직접 사과 말씀을 드리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정론관 브리핑 말씀을 드리게 됐다"며 "저로 인해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참회와 심심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지난 몇 달 간 저 스스로 많은 성찰과 사색의 시간을 가졌고 불교계 고충과 억울한 점도 인식하게 됐다"며 "다시 한 번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임인년 새해 첫 일정으로 10여곳의 천년 고찰을 찾아다녔다"며 "큰 스님들께서 많은 지혜로운 말씀을 줬고, 호국불교의 애환과 불교문화재를 지키려 헌신한 스님들의 고충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국민과 불교계 상생 발전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며 "소중한 문화재를 지켜온 불교계와 스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데 미력하나마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난주 토요일 부산의 해운정사에서 큰 스님을 찾아 뵀다. 종정 예하께서 지혜로운 산이 되라는 뜻으로 미천한 저에게 '지산'이라는 호를 줬다. 종정 예하의 가르침처럼 지혜로운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모든 언행에 지혜의 향기가 묻어나도록 노력하겠다. 저로 인해 불교계에 많은 누를 끼친 데 대해 다시 한 번 정중하게 사과 말씀드리며 사회 통합과 전통문화 발전을 위해 불교계 현안을 해결하고, 불교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 때 해인사의 문화재구역입장료를 '통행세'라고 표현하며 전통사찰들이 비슷하게 입장료를 징수하는 것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그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 쪽에서 후보의 뜻이라며 찾아와 자진 탈당을 권유했고, 자신은 탈당의사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련 기사 :
정청래 "이핵관이 찾아와 탈당 권유, 거절했다" http://omn.kr/1wyh3)
하지만 불교계의 화가 누그러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21일 승려대회에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사과메시지가 틀어지자 대회에 참여한 승려와 신도들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그러자 주최 측은 황급히 영상 송출을 중단했고, 뒤이어 예정했던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발언 순서도 취소했다. 이후 송 대표는 취재진 앞에서 준비해온 원고를 읽으며 "불교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갈 수 있도록 당과 정부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