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HDC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던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23∼38층 외벽 붕괴했다. 사진은 13일 오후 건물 외부에 붕괴 잔해가 쌓여 있는 모습.
광주시 서구 제공
광주 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원인이 시공사의 부실 공사로 좁혀지고 있다. 지지대(동바리)를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면서, 무리하게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진행한 것이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는 25일 브리핑에서 "동바리 미설치와 역보 무단 설치가 주요 사고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협력업체는 현대산업개발 현장 책임자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말 36~37층에 설치한 동바리(지지대)를 철거하고, 사고 지점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규정 위반이다. 국가건설기준센터 표준시방서에는 30층 이상이나 120m 높이 이상 콘크리트 타설 공사 시 아래 3개 층에 동바리를 대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현대산업개발은 이를 무시했다. 지지대가 없는 상태에서 무리한 작업을 이어가다가 연쇄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여기에 '역보'(역 T자 형태 수벽, 창이나 문을 내기 위해 설치하는 벽)를 무단 설치한 것도 붕괴의 주요 요인으로 주목했다. 협력업체는 원청인 현대산업개발과 협의해 공간이 좁은 PIT(설비 공간) 층 위에만 콘크리트로 역보 7개를 만들었다. 역보 7개는 수십 톤의 무게가 가중되는데, 39층 가운데 붕괴가 진행된 곳은 이 역보가 설치된 곳과 겹친다.
경찰은 현대산업개발과 협력업체 측은 설계변경을 거쳐야 하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 철근을 넣지 않고 콘크리트로만 역보를 만든 정황도 의심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동바리 미설치와 역보 무단 설치를 붕괴사고 주요 원인으로 보고 책임자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입건자는 총 11명으로,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과 2공구 책임자·감리·협력업체 현장소장 등이 입건됐다. 또 추가로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하도급받은 업체 관계자가 재하도급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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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광주 아파트 붕괴, 시공사 부실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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