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일본 도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대책 관련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2020년 9월~2021년 10월)는 코로나 대책을 잘못해 재선을 포기했다. 그는 감염 확대 방지와 경제 활성화 가운데 후자에 중점을 둔 나머지 감염 확대 속에서 무모하게 관광업을 지원하는 '고 투 트레블' 정책을 벌인 게 자신의 발목을 잡는 화근이 됐다. 스가 총리 이전에 7년 8개월의 장기 집권을 한 아베 신조 총리(2012년 12월~2020년 9월)도 건강을 이유로 내새웠지만 코로다 대책 미비로 인기가 급락하자 정권을 내던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전의 두 전임 총리와 달리 지난해 10월, 제100대 총리에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집권 초부터 코로나 대응과 궁합이 매우 좋은 듯했다. 전임자인 스가 총리가 차기 자민당 총재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극성를 부리던 코로나 제5파가 거짓말처럼 급감했다.
총리 취임 때는 지지율이 별로 높지 않았지만 코로나 감염자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시간이 갈수록 지지율이 올랐다. 특히 일본 정치에는 '총리 취임 2개월의 벽'이라는 징크스가 있다. 취임 직후에는 기대감으로 지지율이 높게 나오지만 2개월이 지나면 지지율이 떨어지는 데서 나온 징크스다. 그런데 기시다 총리는 2개월 뒤에 오히려 지지율이 상승했다. 2000년 이후 등장한 9명의 총리 중 취임 2개월 뒤에 지지율이 오른 사람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2차 집권 때의 아베 총리 둘밖에 없었는데, 기시다 총리가 그 반열에 들어갔다.
참고로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기시다 총리는 출범 때인 2021년 10월 52%의 평범한 지지율로 출발했다. 총선 승리 뒤인 11월에는 56%로 조금 상승했고, 12월에 62%, 2022년 1월 66%를 기록하는 등 계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1월 달(1월 14~15일 조사)엔 오미크론 감염이 점차 심하지는 속에서도 지지율이 계속 상승해, 기시다 총리가 반석에 오른 듯했다.
하지만 2월(4~6일 조사)에는 같은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무려 8%P나 빠진 58%로 급락했다. 1월 조사 시점에는 오미크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전체 감염자 수가 2만 명대를 유지했으나 2월 조사 시점에서 10만 명 대로 폭증한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가 지지율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오미크론 감염 확대로 사회 기능이 유지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 8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