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30일을 앞둔 2월 7일, 3면에서 단일화 필요성 발언을 머리기사 제목으로 뽑은 뒤 단일화 관련 보도로 지면을 가득 채운 조선일보
조선일보
같은 날 <한국일보>도 1면 머리기사로 윤 후보 인터뷰 기사 '윤석열 "안철수와 단일화 배제 안 한다"'(2월 7일 김현빈‧손영하 기자)를 실었습니다. 본문엔 청와대 이전, 무속 논란과 아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국제‧대북 관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대장동 사건, 공약‧정책 계획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보도됐는데요. 제목엔 단일화를 강조해 주요 키워드로 부각했습니다.
언론, '단일화' 군불도 때고 바람도 불어넣고
방송 저녁종합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채널A '윤석열, 왜 단일화 미적대나?'(2월 7일 노은지 기자)에서 동정민 앵커는 '단일화하면 이긴다는 여론조사가 많은데, 윤석열 후보는 왜 단일화 미적거리는 겁니까?'라고 질문했는데요. 윤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미적거리는 것'이라고 규정한 발언으로, 단일화를 둘러싼 야권의 유불리 분석을 너머 단일화를 당연히 해야 한다는 주관적인 전제가 깔린 질문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단일화 관련 보도를 살펴보면 주요 이슈로 부각하거나 야권의 단일화 의지 부족을 질타하다가 야권에서 단일화 관련 언급이 나오면 제목으로 강조해 더 확산시키는 흐름을 보입니다. 언론이 단일화에 군불도 때고 바람도 불어넣어 키운 것이죠.
단일화가 대선 주요 변수로 꼽히는 만큼 관련 보도가 실리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당사자가 거리를 두거나 완강히 부인하는 데도 언론이 단일화를 당연시 하거나 부추기는 행태는 특정 여론만 대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고, 사실상 선거운동과 다름없는 영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