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전기중씨가 마당극 도중 글쓰기를 하고 있다.
최방식
"양평에 그분 법사가 오셨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얼씨구 씨구 들어간다. 절 씨구 씨구 들어간다." 각설이 정수석씨는 "이상한 소문"이 양평 땅에 돈다며 "양평 땅도 니 땅이냐"고 외치더니, 원형 극장 한 가운데서 다리를 쩍 벌리고는 "그 분이 오셨다"고 빙의 소리를 시작한다.
거들먹거리는 건 물론이고 아무 것도 생각이 안 난다는 듯 곁에 굽신거리는 이에게 기록 장부를 받아 읽는 듯하더니 이내 내 던진다. 그리고는 "법사가 오셨다"며 "폭탄주 한 잔 하러 가야 한다"고 내뺀다.
그렇게 한바탕 마당극이 끝나고는 하얀 플래카드 하나가 원형극장 한쪽에 펼쳐진다. 서예인 전기중씨가 먹물과 붓을 들고 등장, 강열한 필치로 굵은 글씨를 써내려 간다. "양평 땅 다 니 땅이냐."
풍물패에 북을 들고 출연해 글씨굿을 지켜보던 이영학 공동위원장(여주민예총 시각예술위 총무)은 "윤석열 후보의 장모 부동산투기 비리 의혹이 짙은 데 처벌은커녕 진상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어 난장으로 이를 알리고 단죄를 이끌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한다.
이 위원장은 이어 "이재명 후보의 공약에 기본소득 등 문화예술인들이 기대하는 내용이 많아 이를 알리고, 또 지역사회 문화예술인들이 자신들의 특색을 살린 정책을 대선 공간에 제기하려고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