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거리 집회 현장 22일, 29일 오후 강남 거리에서 ‘4.15 부정선거 집회’가 열리고 그 사이로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다니고 있다.
이나혜
지난 1월 22일과 29일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약 265m 떨어진 잡화점 인근에서 '4.15 부정선거 집회'가 열렸다. 국민투쟁본부를 주체로 한 극우 단체가 21대 총선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1년 넘게 집회를 하고 있다.
신고된 집회 인원은 299명, 강남 거리 중심에서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위를 했다. 시위대는 거리에 흰 트럭을 세우고 LED 화면을 띄운 뒤 무대 앞으로 100개가 넘는 플라스틱 의자를 놓았다. 60대가 넘어 보이는 남성과 여성은 단체로 맞춘 흰색 모자를 쓰고 앉아 있고 뒤로는 깃발을 든 남성 무리가 섰다.
시위대는 마이크를 들고 "4.15 총선은 사기"라며 노래를 불렀고 한쪽에선 확성기를 들고 분주하게 참여 서명을 받기 위해 사람들을 모았다. 시위대 A씨는 취재진에게 다가와 "전화번호와 이름을 다르게 적어도 괜찮으니 적어 달라"며 거짓 서명을 호소하기도 했다. 매장 바로 앞에 서서 소리치는 시위대를 향해 직원이 밖으로 나와 "문을 막아서지 말라"고 외쳤지만 잠깐 피해갈 뿐 옆에서 집회를 계속 이어갔다.
그들은 왜 강남 한복판에서 시위를 할까.
세대간 간극 : 한 쪽에서는 무지를, 한 쪽에서는 불편을
지난달 22일 집회 참가자 양성원(69·남)씨를 만나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양씨는 "젊은층에게 (부정선거를) 알리기 위해 강남에서 집회를 한다"고 설명했다.
"광화문은 (집회) 통제가 심한데 강남은 덜하니까. 또 강남은 젊은층이 많잖아요. 젊은 사람들은 부정선거 내용을 잘 모르니까, 알리기 좋아서 여기서 집회를 하죠."
양씨는 "집회 참가자 중에 80세, 90세 되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집회 참석자들은 60대가 훌쩍 넘은 노년층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노년층이 '젊은층'에게 부정선거를 알리고자 하는 집회 목적상 강남 거리는 최적의 장소라는 설명이다.
강남역 10번 출구 앞 서초동의 연령별 유동인구는 2030 비율이 42%를 차지해(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2018년 통계) 젊은세대의 유동인가 집중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실제 집회가 진행되는 거리에서 만난 20대 남녀 커플은 "강남역에 자주 놀러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