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에 살아있는 생명이 나와 같이 숨 쉬고 잘 때도 함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도 의지가 되고 든든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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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랑 비슷한 무렵에 데리고 온 친구, 통통한 다육이는 '후레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후레뉴도 분갈이를 해주었다. 금세 번식해서 화분을 가득 채워 두 개의 모양이 되었다. 그동안 방치했던 다육이들을 새단장하자 애정이 생겼다. 분갈이를 해준 다육이들에게도 왠지 안정과 휴식이 필요할 거 같았다.
아이를 출산한 산모들이 몸조리를 하듯 제 몸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한 분갈이 다육이들도 조리를 해줘야 할 것만 같았다. 따뜻한 온기가 필요할 거 같아 실내로 들여와 예쁘게 닦아 주었다. 살아있는 생명은 생존 본능이 있다더니, 분갈이 후에도 잘 살아나는 것을 보고 생명의 위대함을 느꼈다.
그리고 방안에 살아있는 생명이 나와 같이 숨 쉬고 잘 때도 함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도 의지가 되고 든든하게 느껴졌다. 아닌 게 아니라 반려식물이 혼자 사는 사람들의 우울감 및 외로움 해소 등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반려식물은 도시농업의 '원예치료' 기능을 도입한 신조어로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식물'을 의미한다. 반려식물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서울시가 70세 이상 저소득 독거노인 2000명을 대상으로 반려식물 보급 사업을 시범 운영한 결과, 우울감이나 외로움이 해소되고 주변 이웃들과 친밀감이 올라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고 한다. 또 코로나 19의 여파로 외부활동이 제한되며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식물을 키우며 기분을 달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에듀월 시사상식 2020년 6월호 참고).
혼자인 건 싫어 반려동물 대신 반려식물을 기르기로 했다. 방안에 생명을 더해준 반려식물에 '진심'이 되었다. 호야, 후레뉴, 선인장, 덴마크 무궁화, 블루베리, 무책임한 주인 덕에 힘들게 겨울을 이겨낸 아이들아, 잘 크려무나. 특히, 호야! 결코 쉽게 꽃을 내주지 않는 도도한 호야가 행운의 꽃을 피우는 날, 꽃말처럼 아름다운 사랑이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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