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미래관 1층 전시실에는 윤장호 하사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우희철
베트남 파병 후 해외에서 적대세력에 의한 첫 인명피해
2007년 2월 27일 오전 10시20분 아프가니스탄 카불 북동쪽 65㎞ 떨어진 미군의 공군기지인 바그람 기지 정문에서 연이은 두 건의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났다. 바그람 기지에는 한국군의 공병부대인 다산부대와 의무부대 동의부대가 주둔 중이었으며 당시 정보작전과 소속인 윤장호 병장은 통역 임무를 맡아 현지인 기술교육안내를 위해 인솔 차 정문 쪽에 있었다.
이 사고로 윤장호를 비롯해 23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당했는데,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방문에 즈음해 그를 노린 빈 라덴이 기획한 탈레반의 테러활동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의 사망은 베트남 전쟁 이후 해외파병에서 적대세력에 의한 첫 번째 대한민국 장병의 인명피해로 기록됐다.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는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탈레반 정권이 '9·11테러'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해 10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동맹국과 함께 아프간을 침공했고, 우리 정부에도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같은 해 12월 해군 해성부대와 공군 청마부대 등 수송지원부대를 아프간에 파병했고, 2002년 2월엔 의료지원단 동의부대, 2003년 2월엔 건설공병단 다산부대를 잇달아 현지에 보냈다. 윤 하사 폭탄테러사건 이후 같은 해 7월엔 우리 국민(기독교 선교단)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돼 이 가운데 2명이 살해당한 '샘물교회'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정부는 2007년 12월 아프간에 주둔 중이던 군부대를 철수토록 했고, 아프간을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해 관리해왔다.
당시 주아프간 미군사령부는 오쉬노부대 철수 이후 고인의 추모비를 미군사령부 영내로 이전했으며, 추모식도 육군 소장 존 머리 사령관의 제의에 따라 대한민국 현충일에 맞춰 거행됐다. 이날 행사에서 머리 사령관은 "윤장호 하사는 한미동맹의 상징"이라며 "6·25전쟁 이후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국제평화유지와 대테러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대한민국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