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와 광우병 기독교대책회의 주최로 열린 '국민존중 선언과 평화집회 보장을 위한 기독교 시국기도회'에 참석한 목사와 신도 및 일반시민들이 십자가를 앞세우고 거리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권우성
유신권력은 걸핏하면 비판ㆍ저항인사들을 '정부전복세력' 운운했지만 그들은 멧돼지 잡는 엽총 한 자루 없었다. 사제단이 든 '무기'는 예수의 길 '정의와 공정'이었다.
집권자나 기득권자들에게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위험집단으로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곁으로 몰려들고 민심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여러가지 탄압이 가해졌다. 사제들이 '정의'를 내세운 것을 고깝게 여겼다.
그럴수록 사제단은 도덕과 윤리, 정의와 공정, 정직과 겸양의 자세로 예수그리스도의 길을 따르고 설파하였다. 예수의 길이 정의의 길이기 때문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좁아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마태복음>),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전케 함이로다."(<마태복음>), "의를 위하여 배고프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자비로움을 얻을 것이다."(<마태복음>), "자비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자비로움을 얻을 것이다." (<마태복음>),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화평이 아닌 검을 주어 왔노라." (<마태복음>),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마태복음>)라고, 진리ㆍ정의ㆍ화평을 가르쳐왔다.
예수는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화평이 아니요 검을 주러왔노라." 라고 하였고, 이사야 28장은 "나는 공평(정의)을 줄로 삼고 의를 추로 삼으니"라 하였다. 예수와 기독교의 정신은 곧 정의의 역사다. 성서는 정의와 관련된 내용이 도처에 깔려 있다.
ㅇ 의로우시고 전능하시고 영원하시며 악으로부터 구해주시는 (2마가 1:25)
ㅇ 의로우시니 이 곤경에서 이 목숨 건져 주소서 (시편 143:11)
ㅇ 의로우신 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의롭게 처리하신다 (시편 143:11)
ㅇ 의로운 사람들에게서 터져 나오는 저 승리의 함성 (지혜 11:15 )
ㅇ 의로운 사람들아. 종려나무처럼 우거지고 송백처럼 치솟아라 (시편 92:12)
ㅇ 의로운 사람은 그의 신실함으로 살리라 ( 하바 2:4)
ㅇ 의롭게 살아라 (하느님 앞에 - ) (루가 1:6)
ㅇ 의롭지 못한 분노는 변명할 길 없으리니 (집회 1:22)
ㅇ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가 7:14)
성서에는 진리라는 단어도 수없이 등장한다. 기독교가 정의와 진리에 바탕하는 종교임을 보여준다.
ㅇ 진리가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 8 : 31 ~ 38)
ㅇ 진리를 따라 나를 인도하시고 가르치소서 (시편 : 25 - 5 )
ㅇ 진리를 위해 싸우시면 하느님께서도 너를 도와 싸우시리라 (집회 4:28)
ㅇ 진리에 거슬린 말을 하지 말고 네 무지를 돌이켜 보아라 (집 4:25 )
ㅇ 진리를 지키고 정의를 세우시라 (시편 45 : 4)
ㅇ 진실하심이 너의 갑옷이 되고 방패가 되신다 (시편 91:4)
ㅇ 진실을 길잡이로 보내시어 이끌어 주소서 (시편 43:3)
ㅇ 진실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지혜는 완전하다 (집회 34:8)
ㅇ 진실성을 드러내기 위하여 종이 되셨다 (로마15:8)
사제단이 내건 기독교의 정의관ㆍ진리관은 독특하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태복음』6:33) 는 내용은 기독교인의 정신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절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예수는 기독교인들의 '행동지침'을 제시하였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리어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마태복음』5:13)
예수는 기독교인들을 가르켜 세상의 소금이 되라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소금' 은 음식에서 맛을 내는 조미료의 역할, 음식물이 썩지 않도록 하는 방부제의 역할, 더러운 것을 소독하는 소독제의 역할이 함께 담긴다.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간단한 비유를 통해 의미 깊게 설명한다. 사제단은 이 땅의 한 톨의 소금이고자 했다.
소금이 소금의 역할과 사명을 다 하려면 스스로 녹아서 자신을 희생해야 가능하다. 소금이 음식물에 들어가 산화되지 않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어지고 결국 버려져 사람들에게 밟힐 뿐이다.
예수께서는 또 그리스도인들에게 누룩이 되라고 하였다. "천국은 마치 가루 서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으니라." (<마태복음> 13:33)는 말씀에는 발효제의 역할을 제시하였다. 여기에는 사회정의와 화평을 위하여 자신 뿐만 아니라 '더불어 삶'의 발효의 구실을 하는 누룩이 되라는 말씀이다.
예수의 이와 같은 말씀과 행동은 총독 빌라도와 기득권 세력에게 위협으로 인식되고, 이들은 곧 제거에 나섰다. 정상적인 권력이라면 여론을 수렴하고 비판을 수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불의한 권력은 폭력을 동원하여 이를 제거하려든다. 가장 먼저 하는 짓이 내부 분열책이었다. 12제자 중에서 가장 신심이 두텁지 않는 가롯 유다가 공작의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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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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