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경남네트워크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2월 21일 국민의힘 경남도당 앞에서 "윤석열 후보의 4대강사업 재자연화 정책 폐기 선언 규탄,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성효
"윤석열 후보는 낙동강 재자연화가 무슨 말인지 아는지? 마이크로시스틴이 무엇인지 아는지? '친수'가 무슨 말인지 아는지? 모르는 것 같다. 공부를 다시 하라."
21일 오전 국민의힘 경남도당 앞에 모인 시민들이 외쳤다. 윤석열 대통령선거 후보의 '4대강 재자연화 폐기 공약'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윤석열 후보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4대강 재자연화는 친수관리와 이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지속가능한 국토환경 조성 과제를 폐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가는지난해 7월과 8월 사이 실시한 낙동강·금강 녹조 실태를 조사한 결과, 녹조가 뿜어내는 독성 '마이크로시스틴'이 강물에서 최대 7000ppb가 검출됐다고 했다.
또 금강과 낙동강 물로 키운 쌀과 무와 배추에서 마이크로시스틴 독이 각각 1.3 μg/kg, 1.85 μg/kg, 1.1 μg/kg 검출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네트워크는 "쌀과 무와 배추는 우리의 주된 식재료들이고 밥과 김치로 이들은 함께 섭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아는 게 없으니까 법사, 무당이나 만나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준혁 학생(경남대)은 "윤석열 후보는 '친수'가 무엇인지 모르는 게 확실하다. 시민들이 즐겨야할 '친수' 공간은 자전거도로뿐이다. 댐만 갖고 친수공간이 되는 게 아니고, 여울이나 모래톱이 함께 복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 수문을 여니) 이제야 복원되는데 어떻게 재자연화 폐기냐. 강을 흐르는 게 하는 것이 곧 재자연화다"며 "4대강 보 수문은 촛불로 열었다. 윤석열 후보는 조금 더 공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는 "인권의 기본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해치면서 무슨 인권이 있느냐. 국가지도자라 할 수 있나. 국가지도자는 국민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다"라고 했다.
박 대표는 "윤 후보는 마이크로시스틴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녹조 물을 먹고 자란) 상추를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수십년 검사만 하다가 갑자기 대통령선거에 나왔다. 대통령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여성, 환경, 인권, 남북문제 등 모두를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의장은 "핵심은 보를 없애는 것이다. 이명박이 저질러 놓은 과오를 문재인정부에서 해결하지 못해서 생긴 것이다"며 "댐을 허물지 않고서는 이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없다. 댐을 허물지 않으면, 물꼬를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한다면 지속적으로 이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4대강 재자연화 사업 폐기 주장 규탄"
낙동강네트워크를 비롯한 63개 시민사회단체와 개인들은 이날 회견문을 통해 "국민의힘은 현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이 국민이 요구한 정책이었음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더욱이 4대강 재자연화 사업이 먼저 추진되어 수문이 개방된 금강과 영산강은 녹조 독에 중독된 낙동강과 달리 녹조 독성 발생이 '0'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문을 개방하면 녹조가 사라질 뿐 아니라 이번 겨울 수문이 개방된 합천창녕보 상류 모래톱에는 수십 종의 겨울철새와 멸종위기종이 모여들어 생명을 꽃 피웠다"고 덧붙였다.
낙동강네트워크 등 단체들은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 재자연화 폐기는 국민건강과 안전, 4대강 농민들의 생존권을 외면하는 것으로 온 국민의 힘으로 막아내야 한다"며 "윤석열 후보의 4대강 재자연화 사업 폐기 주장을 규탄하고 철회를 촉구한다"고 외쳤다.
활동가들이 기자회견 뒤 회견문을 국민의힘 경남도당에 전달하려 했지만 경찰이 막아섰다. 이에 활동가들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회견문을 현관문 밑으로 밀어 넣었다.
▲ "윤석열, 4대강 재자연화 폐기 선언 철회하라" 낙동강네트워크를 비롯한 63개 시민사회단체와 개인들이 2월 21일 국민의힘 경남도당 앞에서 연 '윤석열 후보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 폐기 선언 규탄과 철회 촉구 낙동강 유역 시민 기자회견' 현장 모습. ⓒ 윤성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