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이제 양당 사이에 저 하나 남아... 사명감 갖겠다"

등록 2022.03.03 09:45

수정 2022.03.03 09:45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1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제 양당 사이에 심상정 하나 남았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3일 전격 발표된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선언에 대해 "우선 좀 안타깝고 또 마음 한켠이 허전하다"면서 한 말이다.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의 단일화 선언에 이어 이틀 만에 나온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선언으로 제3지대를 표방했던 후보들이 자신만 빼고 민주당·국민의힘 후보로 합쳐진 점을 꼬집으면서, 자신의 완주 의지를 재차 밝힌 셈이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안 후보 선택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사실 거대한 양당의 장벽 사이에서 버텨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거대한 성벽 안에 온갖 권력도 있고 또 풍요롭지 않나. 그 장벽 사이에서 이 길을 버텨오려면 수많은 좌절을 딛고 자기자신을 수없이 갈아넣어야 버틸 수 있다"며 안 후보의 선택을 '대의'로 볼 수 없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안 후보가 이번에는 '양당체제 종식', 또 '다당제가 소신이다' 이렇게 말하셔서 저는 (안 후보가) 앞으로 다당제를 만들어나가는 파트너로 버텨주시길 바랬는데 결국 단일화를 하셨다. 이제 제3지대의 길은 정리가 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당 사이에 심상정 하나 남았다. 사명감을 가지고 대한민국 정치의 변화를 위해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안 단일화 탓에 이재명에 표심 쏠린다? 그렇지 않을 것"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따라 명확해진 3파전 구도가 자신에게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에 대해 심 후보는 "심상정과 정의당마저 없어지면 양당 독점 정치가 더 계속될 텐데, 이번에 드러난 이 극단적인 진영정치는 사실 양당체제가 막다른 골목에 왔다는 상징"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제 양당체제를 넘어서 다당제로 나가는 마지막 보루가 심상정과 정의당 밖에 안 남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사이에서 전략적으로 투표하는 층에서 오히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선언으로 인해서 이재명 후보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란 질문에는 "이 후보한테 갈 표는 다 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당에 의지해서 작은 미래를 도모하고 싶은 분들은 이미 다 갔다. 제 남은 표가 이 후보로 더 갈 가능성도 별로 없고"라며 "심상정을 찍고 있는 분들과 앞으로 (심상정을) 찍을 분들은 정권교체나 정권재창출보다 '정치적 다원주의, 다원적 민주주의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 '양극화 불평등 해결해야 한다' 생각하시는 분들"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대선과 달리) 진보 개혁 쪽이 텅 비어 있다"며 "저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 정의당이 있어야 될 자리, 이것들을 제대로 만들고 그 자리를 지키는 데 중심을 놓고 지금까지 선거캠페인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의 대선 득표율을) 두자릿수, 10%를 좀 만들어주십사 한다. 그러면 아마 반드시 정치개혁 이루실 거다. 그리고 다당제·책임연정으로 나가는 하나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의당은 양당을 대체하는 정당이 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양당의 혁신과 더불어 적어도 4당 체제 이상의 다당제를 통해서 국민들이 골고루 대변되고 국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놓고 협의·조정이 이뤄지는 정치를 꿈꾸고 애써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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