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OECD 국가별 성별임금격차2020년 OECD 국가별 성별임금격차가 발표되었다. 한국은 조사가 시작된 1995년부터 단 한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이는 성별임금격차가 심각하다는 징표다.
OECD DATE - Gender wage g
이런 현실에서 치러지는 대선에서는 성평등 노동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가 주요 의제로 다루어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변화에 대한 희망 이야기하기는 커녕 여성혐오와 배제로 얼룩진 증오선동만이 난무했다.
후보자들이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어떤 공약을 내걸었는지는 보이지도 않는다. 공약(公約)은 때로 헛된 약속, 공약(空約)으로 추락하기도 한다. 그러나 공약이 헛된 약속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 주권자의 힘이다. 공약은 주권자에게 후보자의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하고, 당선 이후 이행을 요구할 근거로 기억되어야 한다.
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이번 대선에서 후보자들이 성평등 노동분야에서 어떤 공약을 내 걸었는지 확인해 보았다.
여성, 노동자의 존재를 염두에 두고 있는가
공약집의 카테고리는 존재를 기억하고 이들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바로미터가 된다. 크게 여성, 노동자, 돌봄의 카테고리로 살펴보면 이재명 후보는 대상별 공약에서 '여성'과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라는 카테고리를 두고 관련 공약을 발표하였다. 민생 안정 부분에서 '일하는 사람들 권리보장'과 '돌봄 국가 책임' 부분에서 관련 공약을 밝히고 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14개 세대, 대상별 맞춤 공약을 내놓았지만 카테고리에 '여성'도 '노동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심상정 후보는 전체 슬로건으로 '주4일제 복지국가'를 내걸고 있어 노동 문제에 대한 무게감을 엿볼 수 있다. 분야별 공약으로 구성된 공약집은 평등 파트에서 여성에 대한 공약을, 공존 파트에서 노동관련 공약을, 행복파트에서 돌봄 관련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다른 후보와는 다르게 공정 파트에서 플랫폼 경제 부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해 플랫폼 기업 독점방지법 제정, 플랫폼 기업의 갑질 근절과 공정화 등을 약속하고 있다.
성평등 노동가치 실현을 위한 사회적 대전환
성평등 노동이 실현되기 위한 사회적 기반 마련은 국가 운영 철학의 변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현재의 성장 중심의 경제체제 속에서는 기후위기도, 성평등도 실현되기 어렵다. 경제성장은 탄소배출을 가속화하며 돌봄으로부터 노동자를 분리시킨다. 탈성장과 돌봄중심 사회의 화두가 필요하지만 세 후보 모두 탄소 감축에 대한 약속 뿐 탈성장이란 근본적인 체제 변환에 대한 약속은 보이지 않는다. 다양한 가족구성권의 인정과 관련하여 이재명 후보가 '연대관계등록제'를 통해 현재 가족이 가진 일부의 권한을 약속하고 있으며 심상정 후보가 완전히 새로운 가족의 기준으로서 '시민동반자법'을 약속하였다.
윤석열 후보는 이에 대한 공약이 없다. 차별금지법은 심상정 후보만 현재의 국가인권위법 상의 차별금지 사유에 성정체성 등 다양한 사유와 영역들을 추가로 포함한 내용으로 약속하였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공약에는 없으나 이재명 후보가 3월 2일 TV토론회에서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을 공약집에 써야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하며 "차별금지법은 반드시 해결할 과제"라고 말한 바 있다.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부분에서는 세 후보 모두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과 관련해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심상정 후보는 공공재가서비스부터 종사자 월급제 및 전일제 등 확대, 재가서비스 2인 1조제 도입, 국공립 장기요양 및 종사자 월급제로 좋은 돌봄 실현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