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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마지막' 대통령 뽑을 기회다

등록 2022.03.08 10:11수정 2022.03.0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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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산불의 이름은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이다.
이 산불의 이름은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이다.삼척시
 
지난 2월, 경북 영덕에서 발생했다가 겨우 진화한 산불이 3월 6일(일) 경북 울진에서 다시 발생해서 강원도 삼척, 강릉, 동해 등 동해안 일대 초대형산불로 번지고 있다. 피해면적은 이미 축구장의 2만배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3월 7일(월) 이 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환경단체들은 이 산불의 이름을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이 오르면 수증기 증발이 많아지고, 토양 등이 건조해져서 불이 지속할 환경을 만들어준다. 최근 몇 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초대형 산불의 원인은 바로 기후변화이고, 이번 경북-강원까지 동해안 일대를 불태우고 있는 산불도 50년 만의 겨울 가뭄과 강풍으로 발생했다는 거다. 다른 국가들의 초대형 산불과 다르지 않다.

유엔 산하 유엔대학의 환경안전연구소(UNU-EHS)가 2021년 공개한 '상호 연결된 재해위험 2020·2021'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 발생한 코로나19와 아마존 산불, 북극 폭염, 베이루트 폭발, 미국 한파, 사이클론 '엄펀' 등 전혀 다르고 서로 무관해 보이는 10가지 재난이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과 불충분한 재해 위험 관리'라는 근본 원인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젠 기후위기란 말도 옛말이 됐다. 기후재난 시대다. 이번 산불로 대한민국도 기후재난을 비껴갈 수 없다는 것이 더욱 명백해졌다.

기후위기에 대응할 시간이 별로 없다
 
찜통 지구 계곡 지구온도가 1.5도 이상 증가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시작될 수도 있다.
찜통 지구 계곡지구온도가 1.5도 이상 증가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시작될 수도 있다. Will Steffen et al., 2018
 
지난 100여년 간 지구 온도는 약 1도 상승했다. 지구의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지구 스스로 되먹임 현상으로 돌이킬 수 없는 기후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구온도 1.5도 상승을 막아야 하는 이유이다. IPCC(유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2030년까지 1.5도 상승을 막는 것을 목표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탄소시계는 1.5도 상승까지 7년 4개월 남짓 남았다.

지금 지구에서는 인간에 의한 여섯 번째 멸종이 진행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약 20분에 종(種)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는 경고는 10여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었다. 이대로 살다가는 그 멸종의 대상이 인류가 될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선언했다는 건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2050년까지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다. 2021년 26차 IPCC 총회에 대한민국이 탄소배출 감축목표(NDC)를 제출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처음 제출한 목표가 낮다는 지적을 받고, 상향 수정해서 제출한거다. 그런데 그 과정에 문 대통령은 국내 소위 '주요 언론들'에게 탄소중립하려고 나라망친다는 욕을 먹었다.


문재인 정부가 2021년 수정해서 제출한 NDC는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거다. 다른 주요 국가들의 목표치와 비교하기에도 부끄러운 수준인데, 이 목표치에 따르면 약 5년 후 대한민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미국, 중국, 인도 같은 대규모 인구의 거대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쉽게 말해, '기후깡패' 국가가 된다는 말이다. 실상이 이런데 국내 언론들은 희한하게도, 지금도 그 목표가 너무 과해서 문제라고 주장한다. 한심한 지경이다.
주요국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탄소중립 목표 지역에너지전환 전국네트워크가 발표한 대선 10대 정책 제안 중
주요국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탄소중립 목표지역에너지전환 전국네트워크가 발표한 대선 10대 정책 제안 중지역에너지전환 전국네트워크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마지막' 대통령을 뽑는 선거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선거가 진행되고 있다.2030 1.5도 시나리오상으로도, 7년 4개월 남은 탄소시계를 보더라도 대한민국에서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마지막 대통령을 뽑는 선거다.


그런데 TV토론에서도, 언론에서 보도하는 주요 후보들의 유세발언에서도, 집으로 배달 온 후보공보물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정책과 주장은 전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유세 현장에서는 온갖 혐오와 비방, 퍼포먼스만 난무한다. 어떤 후보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겠다고 외치면서 한 쪽으로는 신공항을 더 건설하겠다고 하고, 과거 이명박도 달성하지 못한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주장한다. 저성장, 코로나 팬데믹, 기후위기 시대에 말이다.

또 다른 후보는 아직 있지도 않은 차세대 원전 기술로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주장한다. 한 술 더 떠서, 문재인 대통령은 5년내내 주장하던 탈원전 정책방향과 반대되는 '향후 60년 원전 주력에너지' 발언으로 대선 후보들의 후퇴경쟁에 기름을 부었다.그나마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외치는 군소후보들의 목소리는 다 묻혀서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이러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마지막' 대통령을 뽑을 기회가 날아갈 것 같다.

기후위기를 대하는 정치가 진짜 위기다

기후위기를 인정하지 않는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같은 멘탈을 가지지 않고서야, 속으로는 반대하더라도 공공연하게 기후위기가 허구라는 것을 주장할 후보는 아마 없을거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는 위기에 처해있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 미래가 보이지 않는 대선, 무엇보다 우리의 생존이 위협받는 대선이다.

결국 기후정치를 강제할 힘은 제도권 밖의 시민사회 에너지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기후정치를 촉구하고 압박하는 시민사회의 모습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다들 좋은 말들 뿐이다. 정책협약으로 그 역할을 축소하거나 기자회견으로 모든 것을 대신한다.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정치가 스스로 알아서 잘 한 적은 없었다. 위기의 순간에는 언제나 민중, 시민의 힘으로 역사를 바로 잡아 왔다. 우리는 우리 모두가 살 수 없는 지구를 만들 대통령을 뽑을 마음이 전혀 없다. 그것이 우리가 멸종에 이를 수도 있는 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우리들에게는, 지금의 답답한 대선을 넘어 정치를 바꿀 시민들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기후재난에 맞서는 새로운 기후정의운동이 필요하다. 후보가 아니라 광장에 투표해야 한다. 그리고 후보가 아니라 행동하는 새로운 기후정의운동의 탄생에 지지를 보내야 한다.
영등포시민연대피플 기후정의실천단 기후정의 대통령을 뽑자는 의미로, '시민 기후정의선언'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영등포시민연대피플 기후정의실천단기후정의 대통령을 뽑자는 의미로, '시민 기후정의선언'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배기남
 
 3.1정치파티에서 행진 중인 동서울시민의힘 기후정의행동단
3.1정치파티에서 행진 중인 동서울시민의힘 기후정의행동단동서울시민의힘
 
'세상을 바꾸는 2022대선공동행동'에는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목소리가 사라진 대선, 기후정의실현을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기후정의선언' 실천을 진행하고 있는 영등포시민연대 피플 기후정의실천단, 동서울시민의힘 기후정의행동단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영등포 지역에서, 동서울 지역에서 기후위기를 정의롭게 해결할 수 있는 기후정의대통령을 바라는 '기후정의선언'에 200명이 넘는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선, 나만 답답해 #기후위기 #기후재난 #영등포시민연대피플 기후정의실천단 #동서울시민의힘 기후정의행동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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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지역이 좀 더 살기 좋은 곳, 시민들의 에너지가 넘치는 곳, 지금보다 좀 더 행복한 곳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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