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송정마을카페이공에 조류충돌 저감 장치가 설치됐다.
광주 동물권 모임 밥 잘 사주는 성난 비건
지난 20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마을카페이공(아래 카페이공)에 조류 충돌 저감 테이프가 설치됐다. 카페이공 측은 "비둘기와 참새가 이공의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적이 있다"며 "새들은 이공의 유리창을 파란 하늘로 인식한다. 이에 광주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광주동물권 소모임 성난 비건(아래 성난 비건) 측과 함께 카페이공 유리창에 야생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를 부착했다"고 밝혔다.
카페이공 측에 충돌 방지 테이프 부착을 제안한 성난 비건 활동가 희복(활동명)은 "광주광역시에서 시민의 손으로 새를 살리는 점을 부착할 수 있어 기뻤다"며 "작은 생명과 더불어 사는 광주를 만들기 위한 첫 발을 뗀 것이나 다름없다. 더 많은 분들이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의 심각성을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주변에 자세히 알려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 함께한 성난 비건 활동가 찡찡이(활동명)는 "광주에서 새를 살리는 저감조치 캠페인이 열리면 꼭 참석하고 싶었다"며 "내 손으로 새를 살리는 점을 붙일 수 있어 뿌듯했고, 앞으로 이공에 갈 때마다 흐뭇한 마음이 들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환경부가 야생조류 투명창 충돌 실태를 조사한 결과 투명방음벽이나 건물 유리창 등에 충돌하여 죽는 새가 연간 800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들은 투명 유리를 세상과 구분할 길이 없다.
이 같은 죽음에는 명확한 해결책이 있다. 새들이 유리를 장애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가로 10cm, 세로 5cm 간격으로 무늬를 넣거나 불투명 자재를 사용하면 된다. 광주광역시는 지난해 4월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방음벽, 유리창 등에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 부착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조류 충돌 저감조례'를 제정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일원에서 투명창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 새를 조사한 성난 비건 측은 "5개월간 조사한 결과 광주에서 방음벽에 부딪혀 사망한 새가 98명(命), 전남에서는 52명이며, 건물 유리창에 부딪혀 사망한 새는 광주 4명, 전남 3명으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