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남소연
- 이준석 대표를 개인 정치인으로 보았을 때도, 이번 대선에서의 '갈라치기' 이미지가 추후에 큰 정치를 하려고 할 때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
"어차피 실제와 다르다. 그거는 긴 기간 동안에 다 해결된다. 홍준표 의원 같은 사람도 있지 않은가. 홍 의원이 대표를 하던 시절에는 꼰대의 상징처럼 돼 있다가, 지금은 2030세대의 호응을 얻지 않았나. 그게 막연함이다. 당시 상황과 결부되어서 생각하는 거다. 그 당시에는 탄핵 이후에 워낙 우리 당이 인기가 없는 상황 속에서 홍준표 대표가 젊은 세대의 굉장히 강한 비토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우리 윤석열 당시 후보보다 젊은 지지층이 더 강하게 형성되어 있었다는 게 증명됐잖느냐.
지역 갈등도 그렇고 세대 갈등도 그렇고, 예전에 미국 민주당이 남북 전쟁 이전에는 노예제를 옹호하는 정당이었고, 링컨의 공화당이 노예를 해방하자는 곳이었다. 그런데 지금 100여 년이 지나서, 미국의 민주당이 오히려 흑인들한테 많은 표를 받고 있고, 공화당이 흑인한테 적은 표를 받잖느냐. 지지는 가변적이다."
- 앞으로 국민의힘이 정책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증명하느냐에 따라 달라질까?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며 여성 안전 공약을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밀지 않았었나?
"'여성 안전' 공약이 아니라 '안전' 공약이다. 예를 들어, 여성을 위한 CCTV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CCTV를 단다는 것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영향을 끼치는 거지, 여성용 CCTV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CCTV를 확보하겠다는 공약은 '젠더 뉴트럴'(성중립) 한 것인데, 거기에 여성이 더 관심을 많이 가질 수는 있겠다. 그리고 거기에서 더 안도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게 여성 공약은 아니라는 거다. 특별하게 뭔가 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딱히 없다.
예를 들어 군대에 가면 월급 200만 원을 준다고 했을 때, 그것도 군인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겠다는 취지인데, 징집병은 100% 남자니까 그게 남성 공약처럼 되어버린 거다. 군대에 간 남성에게 200만 원을 준다고 해서 여성에게 손해가 있나? 상대적 박탈감이랄 수도 있나? 하지만 남성들에게 '200만 원 받을래, 군대 안 갈래' 이렇게 물어보면 다 '군대 안 간다'고 그럴 것이다. 이거는 젠더랑은 다른 거다. 이런 것들을 엮어 가지고 남성을 우대했다? 이러면 할 말이 없는 거다. 젠더 문제에 대해서는 공정한 기준과 잣대를 가져갈 뿐이지, 찾아보면 딱히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 '여성 할당제'만이 아니라, 9급 공무원 시험이나 교원 임용처럼 할당제에서 남성이 혜택을 볼 수도 있다. 일괄적으로 모두 폐지하겠다는 게 기조인가?
"이번에 이슈가 됐던 이공계 장학금 같은 경우에도 여성에게 35%를 줘야 한다는 권고 조항이 있었지만, 실제로 그 권고 조항과 관계없이 이미 여성은 40% 가까이 장학금을 차지한다. 그 전에 왜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해에는 지원한 사람의 풀에 따라서 장학금을 70%가 남성이 가져갈 수도 있고, 어떤 해에는 70%를 여성이 가져갈 수도 있다. 왜 애초에 그런 배려를 해야 되는가? 애초에 과학·이공계 장학금이라고 하면 잘하는 사람한테 가야 하는 거 아닌가?"
- 일종의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미국의 인종할당제) 아닌가? 이공계 같은 경우 여학생의 진입이 너무 어려웠고, 진출을 기피하기도 했고, 진입해서도 힘든 환경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장려하기 위해서 장학금이 존재했던 것이고, 그 덕분에 여학생의 장학금 수령 비율이 40%까지 올라왔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은가?
"장학금 때문에 이공계 학과를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본다. 그거는 뭐,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게 주요한 변화의 요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실제로 남성과 여성의 직업 선택의 경향과 선호가 좀 다르기 때문에, 그건 학과별로 성별 차이가 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자의 50%가 여성인 사회가, 과학자의 20%가 여성인 사회보다 더 나은 사회인가? 수치적 성평등이 모든 것의 목적인 사람에게는 그게 더 나은 세상이겠지만, 나는 어디가 더 나은 세상인지를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잘하는 과학자가 많은 세상이 좋은 세상이고, 그러면 나는 여성이 70%가 돼도, 남성이 70%가 돼도 그냥 잘하는 사람이 많은 게 좋은 세상이라 보는 거다."
- 지역 인재 전형 등과 관련해서는 일종의 할당제를 적용하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나? 지역 할당과 성별 할당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지역 인재 같은 경우에는, 어쨌든 지역에 일자리를 만들고 지방을 진흥한다고 했을 때는 그곳에 사람이 머무르게 해야 되는 특성이 있다. 그렇게 했을 때는 지역 인재를 우대하는 것 외의 방식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차선으로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다. 남녀가 어떤 지리적 공간의 개념도 아니고, 그건 상황이 좀 다르다.
- 그러니까 지역은 그 나름의 의미와 특수성이 있다? 다만, 젠더와 관련해서는 무의미하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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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보고 듣고 느낀 대로. 01029917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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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세대포위론, 상당 효과... 국힘이 반여성 정책 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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