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와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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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결과를 '졌잘싸'로 봉합한 흐름은 '윤호중 비대위' 체제의 정당성 문제로 번졌다. 대선 패배 다음날인 3월 10일 민주당은 송 전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모두 사퇴했다. 그러나 당내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윤호중 전 원내대표가 차기 비대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당에선 거센 반발이 일었다. 왜 물러나는 지도부가 비대위원장 인선까지 하냐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송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 당내 서울시장 주자간 신경전으로 시끄러웠을 때 지도부가 먼저 나서서 교통정리를 했어야 했다"라며 "지도부의 마땅한 역할인데, 비대위 자체를 일종의 '편법'으로 세우니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 힘과 정당성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만약 유력 주자간 교통정리가 잘 됐다면 '차출' 모양새를 갖추는 등 송 전 대표가 출마할 명분도 만들 수 있었고, 지금처럼 잡음도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젠 송 전 대표가 출마한다 해도 입은 타격이 너무 크다"고 평가했다. 우상호 의원 역시 "송 전 대표 출마로 이낙연 전 대표나 외부인사 카드가 모두 물 건너 갔다"(4일)면서 우회적으로 아쉬움을 표했다.
③ 86 용퇴-쇄신론 '퇴색'
대선 기간 중이던 지난 1월 25일 송영길 전 대표가 직접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86 용퇴론을 촉발시켰던 것 역시 현재 송 전 대표에겐 장애물로 되돌아왔다. 더욱이 대선 패배 후 86 정치인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장관과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상황이다.
최 전 수석은 "송 전 대표는 대선 땐 86 용퇴론을 점화시키더니 지금은 다른 논리로 서울시장 출마를 모색하고 있다"(7일), 김민석 의원은 "86 용퇴의 하산 신호를 내린 기수가 갑자기 나홀로 등산을 선언한다"(4일)라면서 송 전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대선 당시 송 전 대표와 이재명 전 후보 쪽에선 86 용퇴론이 이어지지 않는 점을 아쉬워했다"라며 "그런데 이제 와서 86 세대 '맏형'격인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을 해야겠다는 건 일관성이 없다"고 봤다. 그는 "송 전 대표 출마는 차기 대선주자로 자리를 굳히기 위한 정치적 계산으로밖에는 해석이 안 된다"고 했다. 여기에 경선 후보 등록 막판인 7일 박주민 의원까지 서울시장 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86'세대 송 전 대표의 출마 명분은 더 약화되는 모양새다.
④ 신·구세력 주도권 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