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가 27일 선거구 획정안에 대한 상임위, 본회의 처리를 예고하자 정치개혁부산행동, 사회대개혁부산운동본부가 25일부터 "중대선거구제 확대 촉구"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김보성
[기사수정: 27일 오후 2시 5분]
"부산시의회는 약속 이행하라"
부산시의회가 선거구 획정을 위한 임시회 본회의를 예고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중대선거구 확대"를 촉구하는 릴레이 시위에 들어갔다. 이들은 이번에도 선거구 쪼개기 등이 이루어진다면 "시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인선거구 늘어난 획정안 본회의 통과할까?
부산시선거구획정위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182명의 기초의원을 뽑는 획정안을 제출했다. 거대 양당에 유리한 2인 선거구는 18곳으로 줄었고, 반면 3인 선거구는 27곳으로 늘었다. 4인 선거구도 10곳을 만들었다. 이는 국회가 합의한 정치개혁의 취지를 살리고, 다당제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통과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아직은 권고일 뿐 부산시의회 상임위를 거쳐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확정되기 때문이다. 시의회 내부에서는 4인 선거구 조정 등을 검토 중이다. 김태훈 행정문화위원장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서 의견을 계속 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획정위의 원안 통과를 압박했다. 25일 부산시의회 앞을 찾아 농성에 들어간 정치개혁부산행동, 사회대개혁부산운동본부는 "이제 부산시의회가 이를 의결할 차례"라고 요구했다. 장선화 부산여성회 상임대표는 "중대선거구제 확대가 민주당에 의해 좌절돼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도한영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도 "민심이 반영되지 않는, 있으나 마나 한 의회가 되지 않도록 획정위안을 수용하라"라고 요구했다.
획정안 질의에 무응답인 부산시의원들의 태도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금요일에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요구했지만, 오늘 12시까지 아무도 답을 하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개혁을 하겠다고 들어선 의원들이 개혁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부산시민이 표를 주겠느냐"고 직격했다.
이들은 이날 바로 시의회 의장단 면담을 진행하고, 본회의가 열리는 27일까지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획정안 처리 당일에도 상임위, 본회의 방청으로 시의원들이 어떤 결정을 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전위봉 사회대개혁부산운동본부 상황실장은 거듭 4년 전 사태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결정은 부산 의정사에 길이 남을 전무후무한 폭거로 평가받았다"라며 "똑같은 일이 이어진다면 시의회가 존립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전 실장이 언급한 사건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다수를 차지하던 시의회가 2018년 3월 16일 재석의원 39명 가운데 36명의 찬성으로 4인 선거구를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갠 것을 말한다. 이후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반발했고, 심판론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