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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가스밸브 잠그고 서방에 반격... "끼어들면 즉각 대응"

폴란드·불가리아에 가스공급 중단... 서방 분열 노리나

등록 2022.04.28 13:39수정 2022.04.2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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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폴란드·불가리아에 대한 가스공급 중단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러시아의 폴란드·불가리아에 대한 가스공급 중단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AP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가스공급을 전면 중단하면서 서방과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폴란드와 불가리아가 가스 대금을 러시아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웠으나, 미국과 독일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확대하기로 한 것에 대한 반격에 나선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의회 연설에서 "만일 누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한다면 러시아의 번개처럼 전격적인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를 위한 모든 수단을 갖고 있다"면서 "필요할 경우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고 군사 공격과 핵무기 사용까지 언급했다. 

"가스 없으면 불편하지만, 우크라 국민 고난과 비교 못해"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전날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한다며, 다른 국가로 가야 할 가스가 이들에게 향한다면 해당량만큼 가스공급을 추가로 줄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일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을 비우호국국으로 지정하며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만 결제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폴란드와 불가리아는 러시아가 서방에 대한 반격의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둘 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며, 폴란드는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로 무기를 보내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 또한 불가리아의 흑해 연안에는 나토군의 공군 전초기지가 있다. 

AP통신은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은 군사 전쟁과 더불어 전개되고 있는 러시아와 서방 간 경제 전쟁의 극적인 고조를 의미한다"라고 전했다.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가스공급 중단으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분열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당장 그리스도 내달 가스대금 결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일단 유럽은 이런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못 박았다. 

EU "예상한 일... 러시아 화석연료 시대 끝나가"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에 대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연설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에 대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연설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BBC
 
유럽연합(EU) 행정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러시아가 화석연료를 내세워 우리를 협박하는 것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노력은 실패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에서 러시아 화석연료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라며 "러시아의 이런 행위는 스스로를 다치게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가스공급 중단은) 러시아의 가스 제국주의가 폴란드를 공격한 것"이라며 "폴란드는 지난 수년간 가스수입 다변화를 노력해왔으며, 러시아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의 한 시민도 AP통신에 "자유와 존엄, 아니면 가스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우리의 답은 분명하다"라며 "가스가 부족하면 생활이 불편하겠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이 겪고 있는 고난과 비교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수출을 늘리기로 했다. 미 에너지부는 이날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2곳에 하루 5억 세제곱피트(약 1415만㎥)의 수출을 추가로 허용했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는 이미 예상한 일"이라며 "지난달 미국이 EU가 에너지 확보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었으며, 유럽을 압박하기 위해 에너지를 이용하는 러시아의 능력과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EU도 회원국들에 러시아 가스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러시아와의 가스공급 계약은 97% 정도가 유로나 달러로 결제로 이뤄졌다"라며 "루블화로 내라는 러시아의 요구는 일방적이며 계약과 어긋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영국 BBC에 따르면 헝가리를 비롯한 일부 회원국들은 이미 루블화로 결제하거나 새 계좌를 마련했으며, 만약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중단할 경우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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