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정의당 진보당 녹색당 노동당 등 4당이 6.1 지방선거에 진보 단일후보를 내세웠다. 왼쪽부터 진보당 박범수 예비후보, 정의당 김병철 위원장, 노동당 주형우 예비후보, 진보당 정세경 예비후보.
성하훈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난다. 지역에 억울한 일이나 불합리한 일이 있는 곳에는 정세경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아픔을 나눌 때도 그랬고, 재난지원금을 시의회가 부결시켰을 때는 단식 농성도 마다하지 않았다.
50대 여성노동자 정세경은 이런 자신의 인생을 잘 모르겠다고 넋두리한다. 그저 옳다고 생각한 일을 주저 없이 갔을 뿐이다.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는 것도 내 마음 같은 사람들의 대표로서 출마한다는 생각이다. 어려운 사람들의 편에 서는 것은 과도한 오지랖이 아닌 그에게는 숙명과도 같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모른 체하고 외면하는 게 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박범수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모범생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12년간 반장과 학생회장을 놓치지 않을 만큼 성실한 학생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반장 엄마라고 대우받던 시절을 생각하면 구름에 뜬 기분과도 같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간 이후 달라졌다. 힘든 사람 억울한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학생운동을 하다 감옥에 갔고, 편입을 위해 다시 시험을 봐야 했다. 30대에 늦게 군대에 가야 했다. 청년들의 등록금 문제가 불거지자 앞에 나서면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온몸으로 부딪히는 과정에서 과감하게 지방선거 출마를 선택했다.
1995년생 20대 청년 주형우는 아침 6시 반부터 인근 지하철역 앞에서 명함을 돌린다. 대학을 다니다가 노동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불평등한 세상을 고민하다 내린 선택이었다. 그는 스스로에 대해 '자본주의 체제에서 절망과 걱정의 삶을 살고 있는 20대 청년노동자'라고 소개했다. 초보 목수 노동자로 현장에서는 '새끼 목수'로 불린다고 한다.
그의 마음속에는 청년노동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태안석탄화력발전소에서 죽어간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평택항에서 화물작업 도중 사망한 스물셋 고 이선호, 한전 하청업체에서 일하다 죽어간 노동자 고 김다운 등등. 주형우는 또래 청년들을 생각하면 늘 가슴이 먹먹하다. 그래서 선거에 뛰어들었다. 청년노동자의 갈 곳 없는 분노를 올바른 곳에 표출할 수 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것이 간절한 바람이다.
시의회에 진보정당 의원 한 사람만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