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취임 후 수석비서관회의부터 전임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했다. 회의 방식과 내용 모두 '프리스타일', 즉 자유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0분 용산 대통령집무실 청사 5층 대회의실에서 주재한 첫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이 테이블도 조금 어색한데, 저하고 같이하는 회의는 프리스타일로, 오늘 하루만 이렇게 풀단에서 찍는 것으로 하고, 편하게 하자"면서 말을 꺼냈다.
"회의가 법정 개정도 아니고... 요식절차는 오늘까지만"
이어 "각자 복장도 자유롭게 하고, 하고 싶은 얘기 좀 하고, 그리고 나도 회의를 하면서 논의할 현안을 몇 개 들고 오겠지만 또 시의적절한 현안이 있다고 하면 주제도 던지고 해 가지고.."라며 "오늘은 (언론에서 영상·사진을) 찍는다니까 (참석자 일동 웃음) 다음부터는 이런 것 없다, 이제"라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것(수석보좌관회의)은 대통령실에서 대통령이 참모들과 회의하는데, 이것을 무슨 요식 절차에 따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어색하단 말"이라며 "여기 딱 보니까 써 준 것에는 '첫 번째 수석비서관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무슨 법정 개정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다. 이에 참석자들 모두 웃음으로 답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5년 동안 청와대 여민관에서 해외순방 등 특수한 사정이 없는 한 거의 매주 수석 비서관·보좌관회의(아래 수보회의)를 진행했다. 지난 4월 25일 '229회 수석보좌관 회의'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문 정부의 수보회의는 수석비서관과 보좌관 등 청와대 참모진을 대상으로 열렸으며, 장관급 국무위원들을 대상으로 법률안 등을 공식 심의·의결하는 국무회의와 조금 다른 성격의 회의였다. 수보회의에서 주요 정책에 대한 국정 방향성이 사전에 결정되었고,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을 언론을 통해 공개하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한 후 사후 브리핑을 통해 국민에게 알렸다.
윤 대통령은 이같은 문 정부의 수보회의에 대해 "요식 절차"이자 "자체가 굉장히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 것. 그런 후 준비된 메시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참석한 참모들을 향해 "공식적인 첫 번째, 소위 말하면 대수비라고 그러죠, 지금 하여튼 오늘 새 정부 시작하자마자 오늘도 외교사절들 접견이 쭉 있는데, 제가 그 전에 아침에 여러분 잠깐 보자고 한 것은 지금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며 "제일 문제가 물가이고, 어려운 경제 상황이라는 것이 정권이 교체한다고 해서 잠시 쉬어주는 것도 아니고, 우리 국민들은 늘 허리가 휘는 이런 민생고에 늘 허덕거리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하여튼 이 경제에 관한 각종 지표들을 면밀하게 챙겨서 물가 상승의 원인과 원인에 따른 억제 대책을 고민을 계속 해야 될 것 같다"고 주문했다.
또 "지금 뭐 안 그래도 국제 원자재가가 요동치고 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특히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밀 가격이 지금 폭등해 가지고 우리 식생활에도 지금 영향을 주고 있고, 에너지 가격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다 올라서 지금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산업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막 들어오고 있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다함께 여기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시했다.
특히 대통령 참모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방향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참모라고 하는 것은 정무수석, 경제수석, 사회수석, 안보수석 해서 업무가 법적으로 갈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함께 고민하는 것이지, 그러니까 다 같은 관점에서 자기 분야를 들여다보고, 여러분끼리도 서로"라고 말했다.
이어서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긴 것에 대해 "제가 여기로 이사 온 이유가, 일을 구둣발 바닥이 닳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출근해) 이 방 저 방 다니고, 여기 6층, 7층에 가보니까 그래도 한 층에 쭉 사무실이 연결되어 있다. 비서관들이나 행정관들도, 또 우리 수석비서관들도 이 방 저 방 다니면서 다른 분야 업무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해), 그야말로 정말 구두 밑창이 닳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래야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이지, 그렇지 않고 사무실에 앉아 가지고 자기 집무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우리 방에도 격의없이 수시로 와 주시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