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하게 쌓인 우드칩(wood chips) 나무를 분쇄기로 부숴낸 것을 말한다
김정아
그런데 재미나게도 이런 우드칩을 공짜로 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나무를 베어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돈을 받고 나무를 잘라주는 일을 하는데, 그 자르고 남은 나무 조각을 처분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들은 직접 분쇄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나무를 산산조각을 내지만, 아무 데나 마냥 버리기도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나무 조각을 원하는 사람과 버리려는 사람이 서로 연결이 되면 그 이상 좋을 수가 없는 것이다. 다만 이 서비스의 문제는, 우리가 나무의 종류를 선택할 수도 없고, 우드칩의 양을 선택할 수도 없으며, 받는 날짜를 지정할 수도 없다.
우드칩을 받는 날은, 그들이 우리 집과 멀지 않은 곳에서 나무를 베는 날인 것이다. 그리고, 트럭에 한가득 실린 우드칩을 반만 달라고 할 수는 없다. 그냥 와서 트럭 채로 쏟아붓는다.
농담 삼아하는 말 중에, "트럭으로 줘도 싫어"라든가, "너 그거 싫으면 우리 집 앞에 버려" 이런 말들이 있는데,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생각난다. 그러나 트럭으로 줘도 싫은 것이 아니라, 트럭으로 받고 싶은 물건인 것이다.
이들의 일정이 규칙적이지 않기 때문에 여러 번의 연결 실패 끝에 드디어 우리 집으로 우드칩이 한 차례 배달되었다. 갑자기 오겠다는 연락을 하고는 이른 아침부터 들이닥친 그들은, 이렇게 와서 우드칩을 쏟아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