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이 불편한 당 중진들... "국민 기준, 혁신 아냐"

박지현 '아이고 머리야'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 참석해 어두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박 위원장,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 — ▲**박지현 '아이고 머리야'**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 참석해 어두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박 위원장,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및 중진들이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의 연이은 '쇄신론' 행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25일 선대위 합동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박 위원장이 내놓은 586 용퇴론은) 선거를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서 내놓을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앞으로 당의 쇄신과 혁신에 당의 논의 기구가 만들어지고 거기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 "(박 위원장이 거론한 최강욱 의원 비상징계 권한 발동은) 사안이 윤리심판원으로 넘어가 있는 것이고 윤리심판원에 징계절차를 넘긴 것도 비대위 의결사항"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586 용퇴 ▲최강욱 의원 조속 징계 ▲잘못된 팬덤정치 결별 ▲대국민 사과문 채택 등을 강조하며 "대선에서 졌는데도 '내로남불'은 여전하고 성폭력 사건은 반복되고 당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팬덤정치도 심각하고 달라진 게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이후 '왜 자꾸 사과를 하냐'는 분들이 많다. 당을 책임진 비대위원장으로서 반성 없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깊어지기 전에 신속히 사과드리고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관련 기사 : 박지현 "팬덤정치 굴복 안돼, 586용퇴·최강욱 징계 조속히" http://omn.kr/1z2ru ).

전날(24일)에도 박 위원장은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통해 "염치 없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 번만 더 민주당에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꿔나가겠다"라며 "100번이고 1000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불편] 김민석 "팬덤? 권리당원 놓치면 안 돼"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 역시 박지현 위원장의 '잘못된 팬덤정치 및 최강욱 의원 징계' 관련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김민석 본부장은 "민주당은 70년 역사를 지니고 있다. 70년간 혁신의 과정에서 비위에 대한 단호한 처리, 항변권의 민주적 정립, 당원의 민주적 토론과 결정, 당원의 참여, 지도부의 민주적 선출, 지도부의 일방적 처리가 아닌 민주적 권한행사 등의 내용을 발전시켜왔다"라며 "우리가 흔히 팬덤이라는 내용 중엔 일부 잘못된 행태를 극복해야 할 점이 있으나 권리당원의 권리 증진도 놓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질서 있는 혁신의 과정에서 각종 현안이 당 윤리심판원에 계류돼 있고 당의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징계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라며 "절차에 따라 당사자 소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 당헌당규에 맞게 신속히 처리하되 (민주당은) 지도부 일방, 개인의 독단적 지시에 의해 (징계가) 처리되는 수준의 정당은 이미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환경부장관 출신 자격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정애 의원은 "혁신과 개혁이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의 기준점은 아닐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민주당의 혁신과 개혁은 끊임없이 계속돼야 한다. 그렇게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면서도 "다만 그것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방정부를 이끌어 갈, 지방의회를 이끌어 갈 사람들을 판단함에 있어 국민들의 기준점은 아닐 것이란 기대를 한다. 그렇게 해주십사 부탁드린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왼쪽 세번째)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지] 박용진 "혁신 의지 중요", 노웅래 "국민께 다가가려는 몸부림"

한편에선 박지현 위원장에게 힘을 싣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박 위원장의 옆에 함께 서겠다. 투박한 전달일지언정 국민 여러분께 민주당의 반성과 사과와 혁신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박 위원장의 솔직하고 직선적인 사과가 국민들게 울림이 있었으리라 본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은 변화하고 있다. 박 위원장에게 능수능란함이 조금 부족했다면 민주당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함께 채워나가겠다"라며 "정치개혁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OO의 강을 건너면 반드시 바지가 젖는 민주당, 말하면 행동하는 민주당을 만들어가겠다. 대선의 연장전인 지방선거가 아니라 민주당이 갈고닦은 지방 일꾼이 쓰임받을 수 있도록, 민주당이 변화할 수 있도록 이번 지방선거에 투표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당 싱크탱크 수장인 민주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박 위원장의 사과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민들에게 다가가려는 몸부림"이라며 "(지방선거가) 일주일 남았는데 우리가 승기를 잡을 만한 전환점을 못 찾고 있으니 국민들에게 진심을 전달하고 싶다는 뜻이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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