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순창군의 시민단체 <순창희망포럼>이 주최한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 순창군 선거구 광역(도)의원 후보자 초청 정책대담회’가 끝난 후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한 오은미 후보.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오은미 후보만 마스크를 벗었다.
최육상
전북 순창군 지방선거엔 '더불어민주당'과 관련된 후보가 많다. 순창군수와 전라북도의원 1명, 순창군의원 8명 등 총 10명을 뽑는 지방선거 출마자는 13명으로 그 중 1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거나 소속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2명은 진보당 오은미 광역(도)의원 후보와 무소속 최해석 기초의원 후보다.
순창군수 선거는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최기환 후보와 기호 4번 무소속 최영일 후보가 1대 1로 맞붙었다. 지난 4월 18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순창군수 내부경선에 참여할 예비후보를 간추리며 최영일 예비후보를 배제하기 전까지 두 후보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다. 내부경선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최영일 후보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순창군수 선거가 성사됐다.
순창군 10명 뽑는 지방선거, 무투표 당선자 5명
순창군 기초의원 선거는 가·나·다 지역구로 나눠 치러지는데 '가'군과 '나'군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각각 2명씩 공천을 받으며 무투표로 당선이 확정됐다. 기초의원 비례대표 1명 역시도 더불어민주당으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순창군의원 8명 중에서 5명이 이미 확정된 것이다. 기초의원 3명을 뽑는 '다'군에서만 선거가 진행되는데, 이 역시 더불어민주당 후보 3명과 내부경선에서 배제돼 탈당한 무소속 후보 1명 그리고 어느 정당에도 속한 적이 없는 무소속 후보 1명 등 5명이 경쟁하고 있다.
한편, 전라북도 14개 시·군에서 36명을 뽑는 광역(도)의원 선거는 순창군에 배정된 도의원 1석을 놓고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손충호 후보와 기호 4번 진보당 오은미 후보가 1대 1 대결을 벌인다.
지난 20일 오후, 순창군의 시민단체 <순창희망포럼>이 주최한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 순창군 선거구 광역(도)의원 후보자 초청 정책대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진보당 오은미 후보만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손충호 후보가 정책토론회 참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정책대담회에서 만난 오은미 후보는 "손충호 후보의 토론회 불참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존중하지만, '토론회'가 아니고 '정책대담회'로 진행돼 두 후보의 정책 차이와 장·단점을 순창군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점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오은미 후보는 지난 2006년과 2010년 통합진보당 후보로 나서 연이어 전라북도의원에 당선돼 8년간 활동했다. 도의원 2번 연임한 후 치러진 2번의 도의원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에게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오은미 후보에게 고배를 마시게 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현재 순창군수 선거에 무소속으로 나선 최영일 후보다.
참고로, <열린순창>이 지난 1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실시한 순창군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82.0% 지지를 받은 반면, 진보당은 0.9%에 불과했다(이 여론조사는 전라북도 순창군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순창에서는 과연 진보당 오은미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손충호 후보를 제치고 도의원에 당선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 간 순창군에서 활동한 오은미 후보의 인지도는 매우 높은 반면, 손충호 후보는 정치 신인으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손충호 후보는 순창군수 후보를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게 장점이다. 군민들의 여론을 들어보면 손충호·오은미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될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는 분위기다.
진보당 오은미 후보 "진보의 가치 결코 포기할 수 없어"
한 군민은 오은미 후보를 지지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은미가 일을 정말 잘했지. 그동안 고생한 걸 모르는 사람은 없어. 더불어민주당이 좋기는 한데… 그래도 오은미를 생각하면 안쓰러워. 이번에 꼭 찍어줘야지."
또 다른 군민은 "지역 분위기를 보면 이번에는 오은미 후보가 한번 해 볼만 한 것 같다"며 "변심하지 않고 지난 20여 년간 오로지 농민과 약자들 편에 서서 일해 온 게 이번에는 당선으로 보답받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은미 후보는 정책대담회가 끝난 후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압도적인 순창에서 진보당을 고집해서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담담하게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제가 2004년부터 정치를 시작해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제8대·9대 (순창군)도의원을 하면서 전국 최초로 '밭직불금'을 만들어 냈고, 그때부터 농민수당 연 100만 원 지급을 제안했어요. 농민, 노동자,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지만 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누군가는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진보의 가치는 결코 포기할 수 없어요."
6월 1일, 순창군민들은 도의원으로 더불어민주당 손충호 후보와 진보당 오은미 후보 중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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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손충호 vs. 진보당 오은미... 순창군민들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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