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마지초 사서 이민아 선생님
신재용
-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조합원이자 경기지부 사서분과장 이민아입니다. 2007년부터 사서와 도서관 관련 일을 시작했습니다."
- 대부분 사람은 사서라고 하면 단순히 책을 대출해주고 반납받고, 책 정리 정도만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어요. 사서가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가장 먼저 1년 동안 아이들에게 독서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연간운영계획을 잡아요. 교육청에서 내려오는 지침에 (혁신학교 같은) 학교 특성, 지역 특성, 아이들의 특성을 모두 고려해서 잡아요. 독서 행사, 교과와 연계한 독서 지원, 방학 중에 어떻게 운영할지, 독서 토론 활동, 동아리 운영, 학부모회 운영 같은 게 포함되고요. 수반되는 예산 계획도 당연히 세워요. 도서관 이용 지도나 신입생들에게 도서관 이용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지도 제 일이죠.
책을 살 때는 희망도서를 받아야 하니 안내장을 보내서 받아요. 교사용, 학부모용, 학생용으로 각자 따로 보냅니다. 이걸 엑셀로 또 따로 정리하고, 금액에 맞추고, 주제별 비율에 맞추고. 추천도서도 미리 읽어야 하죠.
책을 어느 정도 폐기할지도 생각해야 해요. 책을 사기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이용하지 않는 책은 공간만 차지해요. 책을 연 7% 폐기하게 돼 있는데, 이때 장서 점검을 해요. 전산상으로는 있다고 나오는데 아무리 찾아도 책이 없다면 갑갑하죠(웃음).
프로그램 운영은 학교마다 다른데 기본 연 4회 정도는 해요. 독서캠프도 진행하고, 도서관 소식지까지 만들죠. 아이들용, 학부모용으로 월간으로 만듭니다. 도서관 운영위원회를 열고 결과를 통보하고요. 이게 다 완벽하게 된 상태에서 대출반납업무를 하죠. 대출반납업무는 상시적인 업무에요. 큰 학교는 대출반납기가 있긴 한데, 그거만으로도 (책이) 너무 많아서 벅찹니다.
사실 대출반납업무는 단순 바코드 작업이 아니에요. 하면서 아이들을 만나거든요. 아이들이 어떤 책이 있냐고 물어보면 책을 추천해주죠. 같은 책만 빌리거나 수준에 맞지 않은 책을 빌린다거나, 읽지 않은 것 같은데 책을 빌리는 아이가 있거든요. 그렇게 아이들의 독서 상태를 파악하면서 상담도 하죠. 사서가 있는 데스크는 그냥 자리가 아니에요. 중요한데 단순 업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죠."
- 학교도서관이 왜 중요한지 말씀해주세요.
"학교도서관은 이용자들에게 가장 최적의 정보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기관이에요. 지식의 배움터(학교)에는 지식의 창고(도서관)가 있어야 하죠. (대학교 도서관과 비교하면) 대학생은 성인이기 때문에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자료에 알아서 접근해요. 스스로 책을 고르죠. 초중고등학생은 아니죠. 아이들이 책을 흥미롭게 받아들이긴 하는데, 그다음 접근을 못 해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요. 아이들에게 어느 방향으로 책을 읽고, 어떻게 지식을 쌓고 자료를 이용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줘야 해요.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책 좀 골라주세요'예요. 책을 읽고 싶은데 무슨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는 거죠. 저는 아이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책을 찾는 이유를 물어보죠.
어떤 아이는 잠이 안 오는데 잠이 잘 오는 책을 달라고 하기도 해요(웃음). 어떤 아이는 슬픈 일이 있는데, 나태주 시집을 그렇게 찾아요. 1학년 때부터 그랬는데 4학년이 된 지금도 그래요. 애가 빨리 성숙한 거죠. 이유를 물어보니까 집에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거에요. 아빠가 큰 병이 있으셔서. 지금은 나아지긴 했지만, 혼자 슬픔을 달래는 방법을 찾고 있었던 거죠. 아이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하는데, 자기 나름대로 이유를 갖고 책을 읽어요. 이때 방향을 잡아주는 게 사서인 거고, 학교도서관인 거죠.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책만 읽지 않아요. 성장기 아이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를 도서관에서 해결해요.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 진로를 찾는 아이, 개개인의 지적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민주주의를 배우고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는 게 모두 도서관에서 이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