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지방선거 앞두고 교회 마당 포장 공사?

고흥군선거관리위원회 "위법 사실 드러나면 조치할 계획"

등록 2022.06.04 13:42수정 2022.06.0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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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흥 도양면의 A교회. 진입로와 마당에 아스콘 포장이 돼 있다.
고흥 도양면의 A교회. 진입로와 마당에 아스콘 포장이 돼 있다. 주민 제보

전라남도 고흥군이 제8회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내 교회의 마당과 진입로 아스콘 포장 공사를 진행하여 '선거용 선심성 공사'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고흥군선거관리위원회는 이에 대해 '기부 행위'에 해당하는지 조사해 문제가 있으면 조치할 계획이다.

고흥군이 마을 안길 포장 공사를 하면서 시공 업체가 도양면 A교회, 도화면 B교회, 남양면 C교회의 마당 아스콘 포장 공사를 추가로 진행하였음이 확인됐다. 이들 교회 마당 포장 공사는 애초 군청의 공사 계획에 없었다.

도화면 지역개발 담당 서용신 주무관은 "해당 공사는 마을 안길 포장 공사로 예산이 3천만 원 잡혀 있었고, 2934만 원에 발주하였으며 공사기간은 4월 13일부터 6월 11일까지"라고 설명하였다.
   
이어 "B교회 마당 공사는 계획에 없었으며, 지난 5월 30일 공사를 진행한 것은 교회 측에서 업체에 313만 원의 돈을 주고 별도의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하였다. 그는 시공 업체대표에게 연락하여 그가 수기로 작성한 영수증 사진을 확보해 기자에게 보내왔다.

해당 업체는 A교회 마당 포장 공사도 진행하였다. 서 주무관은 업체 대표에게 받은 사진이라며 A교회가 업체에게 공사대금 600만 원을 입금한 내역이 찍힌 통장 사진도 함께 제시하였다. 도화면 지역개발 담당 서영신 주무관과 도양면 담당 박삼영 주무관은 A교회와 B교회의 마당 포장 공사는 "본래 공사 계획에 없었고 군청 예산이 집행된 바 없다"고 하였다. 그럼 어찌된 일일까?

시공사 대표는 "A교회의 경우는 안길 포장 공사를 하는데 그 교회 장로님이 (교회 마당 포장 공사를) 해 달라고 해서 저희는 처음에는 '못해 드린다, (마을 안길) 공사 끝나고 별도로 해야 한다'고 하였고 나중에 별도로 공사를 한 거다"고 설명하였다.
 
 고흥 도화면의 B교회. 진입로와 마당에 아스콘 포장이 돼 있다.
고흥 도화면의 B교회. 진입로와 마당에 아스콘 포장이 돼 있다. 주민 제보
 
이어 "B교회는 저희가 가서 (마을 안길 공사를 위해) 줄자로 거리를 재고하니 목사님이 오셔서 '돈을 별도로 주겠다'며 부탁해서 도색비까지 313만 원 받기로 하고 해 준 거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저희가 괜히 오해 살까 싶어 안 해 주려했는데 장로님, 목사님이 사정을 해서 어쩔 수 없이 해 준 거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A교회와 B교회 포장 공사비가 크게 차이 난 이유를 묻었다. 그러자 업체 대표는 "A교회는 마을 안길 공사가 끝난 뒤에 장비를 다시 가져와서 하였기에 비용이 많이 들어갔고, B교회는 공사 도중에 했기에 자재 값만 받고 해 준 거라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B교회에서 수기로 작성한 영수증을 받은 경위에 대해서는 "(마을 안길) 공사 도중에 교회 마당 공사를 요구해 일단 수기로 영수증을 받아 놓은 거다. 대금은 어제(6월 1일) 현금으로 여자 분에게서 받았다"고 말했다.
 
 고흥군 남양면의 C교회. 교회 마당에 아스콘 포장이 돼 있다.
고흥군 남양면의 C교회. 교회 마당에 아스콘 포장이 돼 있다. 주민 제보
 
남양면 C교회 마당 포장 공사에 대해 담당 송형선 주무관은 "귀농귀촌학교를 하면서 마을 안길 아스콘 포장 공사를 하게 됐다. 그때 마을 주민들이 교회 광장을 주민들의 주차장 용도로 사용한다며 포장을 요구해서 한 거다"고 설명하였다. 이어 그는 "교회 측의 요구는 없었고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서 교회 광장 포장 공사를 하였으며 약 1100만 원의 공사비가 들었다"고 하였다.


기자는 주무관에게 "주민들의 요구가 있었다면 '진정서'를 비롯한 민원서류가 있었을 텐데 그게 접수된 내역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하였다. 그는 이틀이 지난 뒤인 3일 저녁에야 "2020년 2월 3일 군수님이 읍면 순방할 때 마을 안길 건의 사업으로 한 번 제출해 주셨다. 2020년 8월에 예산을 세워 일부 포장을 했고 이건 계약 의뢰 공문이 다 있다"고 답변했다.

기자가 "그 내용 중에 C교회 마당 포장 공사 요구도 들어 있느냐?"고 묻자, "정확히 포함돼 있진 않다"고 하였다. 즉 마을 안길 포장 공사의 경우는 주민들의 공식 건의가 있었으나 교회 마당 포장 공사는 계획서에 포함돼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복수의 제보 주민은 "군청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때만이 아니라 그 이전에도 선거를 앞두고 이 같은 교회 마당 포장 공사를 진행한 적 있다"고 증언하였다. 또한 "명절 때면 교회마다 과일 상자를 돌리거나 선거 직전에 후보자와 가까운 다른 사람을 통해 목회자들의 식사를 제공하는 일도 자주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행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기부행위로 보고 엄격히 규제한다.

다만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사업계획과 예산으로 행하는 법령에 의한 금품제공행위"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사업계획과 예산으로 대상·방법·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한 금품제공행위"는 예외적인 '직무상 행위'로 보아 기부행위로 보지 않는다.

하지만 군청의 마을 안길 포장 공사를 하는 동안 애초 계획에 없던 교회 마당 포장 공사를 진행한 사항에 대해서는 '기부행위'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 고흥군선거관리위원회는 "관련 사실을 확인하여 위법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있으면 조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뉴스>에도 싣습니다.
#공직선거법 #기부행위 #고흥군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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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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