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미술관의 멘토링 프로그램인 '아트토크'를 기획한 이민영(좌측부터), 정지은, 이상미씨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무엇보다 <아트토크>라는 큰 브랜드 아래 큐레이터와 작가, 에듀케이터 등이 주축이 됐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이번 '에듀케이터 과정'은 예비 에듀케이터와 예술교육자를 대상으로 동시대의 주제를 선정해 새로운 예술경험 방식을 연구하고 결과물을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 과정의 주제는 '데이터와 사회를 연결하는 예술경험 방법 연구 및 실현'으로 정했다. 두 달간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각 전문 강사들이 주도하는 강의와 멘토링(4주), 공동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워크숍(3주)을 거쳐서 8주차에는 성과 공유회로 마무리한다. 올해는 5명의 멘토단과 4명의 멘티들이 참여하는데, 강사단으로는 이민영(아르코미술관)씨의 총괄 아래 언메이크랩(작가), 이다영(설계자), 심소미(큐레이터), 강민형(기획자) 등 5명으로 참여하는 팀을 꾸렸다.
그럼, 여기서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인'은 누구를 뜻하는 것일까. 이에 이민영씨는 작가와 큐레이터, 에듀케이터, 아키비스트 등이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 아키비스트(기록 보관자)의 수는 많지 않기 때문에 <아트토크>는 앞선 세 직종으로 범위를 좁혔다. 그런데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와 큐레이터에 비해 에듀케이터는 전문 직종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덜 알려져 있어서 이 과정의 의미는 특별해 보인다.
햇수로 5년차에 접어든 <아트토크>는 여러 해 진행하면서 축적된 노하우를 살려 프로그램을 다듬었다. 사업 초기에는 수강생들이 한 번만 만나는 것이 아쉬워 지난해에는 4주간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점차 교류의 중요성을 깨달았는데, 올해는 그 운영기간을 두 배로 늘려 8주의 공동 워크숍을 기획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이민영씨는 하나의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교육과정을 기획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나온 어플리케이션이 효과를 톡톡히 봤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제약된 상황이 많았지만, 환경 문제를 고민한 '물의 얼굴'이라는 앱은 다양한 현장에 적용할 수 있었거든요."
올해 에듀케이터 과정의 참여자는 공개모집을 통해 총 4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아르떼), 국립현대미술관 등 공공기관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거나 문화예술 행정에 관심 있는 대학원생이 참여했다. 필자가 이번 프로그램을 지난 13일에 직접 참관했는데, 이때는 6주차에 접어든 수강생 중 한 명은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미술이론을 공부하면서 앞으로 미술관에서 일하면 어떤 일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아요. 제 주변의 대다수의 친구들은 큐레이터를 희망하는데 저는 에듀케이터를 희망한다고 하면 대부분 낯설어 하세요.(웃음) 저는 예술, 특히나 미술이 개인과 우리가 사는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삶을 대하는 태도의 전환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이런 미적 경험의 과정에서 작품, 작가, 기획자, 담론 그리고 감상자를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자의 역할을 하거든요.
특히 미술관에서 교육은 어떤 대상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뜻으로 쓰인다고 믿어요. 우리 모두가 서로 다른 경험, 생각을 가지고 있잖아요. 함께 활동하고 만들어 보고 말하고 듣는 과정이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교육을 통해 더 많은 분들과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알아가고 싶어요. 제가 사랑하는 미술이 모든 이들의 일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이화여자대학교 예술학 석사 이지현)"
미술관에서 일하는 '에듀케이터'라고 들어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