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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와 에듀케이터, 무슨 차이죠?

5년 차에 접어든 아르코미술관 '아트토크' 에듀케이터 과정 참관기

등록 2022.06.17 19:28수정 2022.11.2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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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케이터가 붙으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까?"

지난 5월 9일에 시작해 오는 7월 9일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인사미술공간에서 진행하는 아르코미술관의 <아트토크-에듀케이터 과정>은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인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서로 간에 소통을 지원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2018년에 시작했으니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든다.
 
 아르코미술관의 멘토링 프로그램인 '아트토크'를 기획한 이민영(좌측부터), 정지은, 이상미씨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르코미술관의 멘토링 프로그램인 '아트토크'를 기획한 이민영(좌측부터), 정지은, 이상미씨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무엇보다 <아트토크>라는 큰 브랜드 아래 큐레이터와 작가, 에듀케이터 등이 주축이 됐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이번 '에듀케이터 과정'은 예비 에듀케이터와 예술교육자를 대상으로 동시대의 주제를 선정해 새로운 예술경험 방식을 연구하고 결과물을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 과정의 주제는 '데이터와 사회를 연결하는 예술경험 방법 연구 및 실현'으로 정했다. 두 달간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각 전문 강사들이 주도하는 강의와 멘토링(4주), 공동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워크숍(3주)을 거쳐서 8주차에는 성과 공유회로 마무리한다. 올해는 5명의 멘토단과 4명의 멘티들이 참여하는데, 강사단으로는 이민영(아르코미술관)씨의 총괄 아래 언메이크랩(작가), 이다영(설계자), 심소미(큐레이터), 강민형(기획자) 등 5명으로 참여하는 팀을 꾸렸다.  

그럼, 여기서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인'은 누구를 뜻하는 것일까. 이에 이민영씨는 작가와 큐레이터, 에듀케이터, 아키비스트 등이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 아키비스트(기록 보관자)의 수는 많지 않기 때문에 <아트토크>는 앞선 세 직종으로 범위를  좁혔다. 그런데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와 큐레이터에 비해 에듀케이터는 전문 직종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덜 알려져 있어서 이 과정의 의미는 특별해 보인다.

햇수로 5년차에 접어든 <아트토크>는 여러 해 진행하면서 축적된 노하우를 살려 프로그램을 다듬었다. 사업 초기에는 수강생들이 한 번만 만나는 것이 아쉬워 지난해에는 4주간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점차 교류의 중요성을 깨달았는데, 올해는 그 운영기간을 두 배로 늘려 8주의 공동 워크숍을 기획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이민영씨는 하나의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교육과정을 기획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나온 어플리케이션이 효과를 톡톡히 봤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제약된 상황이 많았지만, 환경 문제를 고민한 '물의 얼굴'이라는 앱은 다양한 현장에 적용할 수 있었거든요."

올해 에듀케이터 과정의 참여자는 공개모집을 통해 총 4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아르떼), 국립현대미술관 등 공공기관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거나 문화예술 행정에 관심 있는 대학원생이 참여했다. 필자가 이번 프로그램을 지난 13일에 직접 참관했는데, 이때는 6주차에 접어든 수강생 중 한 명은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미술이론을 공부하면서 앞으로 미술관에서 일하면 어떤 일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아요. 제 주변의 대다수의 친구들은 큐레이터를 희망하는데 저는 에듀케이터를 희망한다고 하면 대부분 낯설어 하세요.(웃음) 저는 예술, 특히나 미술이 개인과 우리가 사는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삶을 대하는 태도의 전환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이런 미적 경험의 과정에서 작품, 작가, 기획자, 담론 그리고 감상자를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자의 역할을 하거든요.

특히 미술관에서 교육은 어떤 대상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뜻으로 쓰인다고 믿어요. 우리 모두가 서로 다른 경험, 생각을 가지고 있잖아요. 함께 활동하고 만들어 보고 말하고 듣는 과정이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교육을 통해 더 많은 분들과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알아가고 싶어요. 제가 사랑하는 미술이 모든 이들의 일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이화여자대학교 예술학 석사 이지현)"



미술관에서 일하는 '에듀케이터'라고 들어보셨나요?
 
 지난 13일 인사미술공간에서는 '에듀케이터 과정'의 6주차 행사가 진행됐다.
지난 13일 인사미술공간에서는 '에듀케이터 과정'의 6주차 행사가 진행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난해까지 사업을 담당했던 이민영씨가 에듀케이터의 역할이 점차 중요함을 인식해 올해부터는 직접 강사(멘토)로 나섰다. 조소와 문화예술경영을 전공한 이씨는 지난해 과정을 통해 '에듀케이터'의 역할이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동안 사립 갤러리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교육사업을 맡으면서 "미술관에는 전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아르코미술관의 정지은 교육팀장과 이상미 뮤지엄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인 에듀케이터 과정을 개설하게 됐다.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을 직접 만나기 어려웠잖아요. 비대면 기간에는 이런 과정이 힘들었는데, 올해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점차 풀리면서 저희가 준비한 전문인교육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어요."

올해 참여하는 수강생들은 국립과학관, 사립미술관에서 교육을 맡은 담당자와 예술경영에 관심이 있는 대학원생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다른 분야에 비해서 전문 직종으로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첫발을 내딛고 있는 에듀케이터에 애정을 갖고 있는 신진 문화예술경영자들이다.

큐레이터에 비해 아직은 생소한 용어인 '에듀케이터'를 소개해달라고 묻자 아르코미술관의 정지은 팀장은 이렇게 소개했다. 

"쉽게 말해서, 미술관에서 교육하는 사람을 의미해요. 그런데 한국의 미술관에서 에듀케이터를 직접 채용해서 운영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거든요. 아직은 '에듀케이터'라는 타이틀로 활동을 하는 분들도 많지 않아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도슨트는 전시에 한해서 작품을 소개하고 작가를 이해시켜주는 사람이라면, 에듀케이터는 미술관에 일어나는 교육을 진행하거나 기획하는 사람이에요." 

에듀케이터 과정을 설계하면서 느낀 것은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자신의 직장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한군데 모여 교류를 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작가와 큐레이터에 비해 에듀케이터 과정은 '공동워크숍을 통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것'도 다르단다.

올해 이 과정을 만들게 된 배경이 "작품을 바라보며 에듀케이터가 붙으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궁금증에서 시작했는데, 국내에서 독보적인 미술관 중심의 예술교육사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예술경영을 공부하는 학생들 중에 큐레이터가 되겠다는 지원자들은 많이 있어요. 그에 비해서 에듀케이터는 전문 직종임에두 불구하고 인식이 높지 않아요. 국내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에듀케이터의 역사도 길지 않고요. 미술관에서는 전시만 있는게 아니라 교육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졌습니다. 앞으로 이런 과정이 확대된다면, 에듀케이터가 전시뿐 아니라 교육을 통해서 더 많은 관람객들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무엇보다 에듀케이터라는 전문 직종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아르코미술관 #에듀케이터 #이민영 #아트토크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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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빼고 문화예술만 씁니다." 20년 넘게 문화예술계 현장에 몸담고 있으며, 문화예술 종합시사 월간지 '문화+서울' 편집장(2013~2022년)과 한겨레신문(2016~2023년)에서 매주 문화예술 행사를 전하는 '주간추천 공연·전시' 소식과 예술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사람in예술' 코너에 글을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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