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의 별점 리뷰와 업주의 댓글들.
도유경
리뷰 플랫폼 구조의 문제점
후기 작성은 소비자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배달 앱은 별점 리뷰 제도가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클린 리뷰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배달 앱 대표 주자인 배달의민족의 경우 고객이 남긴 리뷰가 악의적이거나 근거 없는 비방으로 의심되면, 앱에서 노출되지 않도록 일시적으로 감출 수 있다.
6월 29일 이메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배민 관계자 A씨는 "배민에서는 가게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게시된 리뷰 1회에 한해 중단서를 신청할 수 있다. 리뷰 작성자가 게시물 삭제에 '동의' 또는 '30일간 무응답' 할 경우 최종 삭제 처리되며 '미동의' 할 경우 30일 후에 리뷰가 다시 공개된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같은 '악성 리뷰'는 업주 개인의 주관에 따라 판단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욕설은 AI 인공지능을 통해 필터링 되기 때문에 어떤 리뷰가 '악성'인지 기준이 모호하다. 단순히 "배달 음식이 맛이 없다"라는 소비자 후기도 업주의 요청 하에 한 달간 블라인드 처리될 수 있다. 업주가 몇 개의 '악성 리뷰'를 차단했는지도 공개되지 않아 별점이 낮은 리뷰만 골라 삭제 후 별점이 높은 좋은 리뷰만 남길 수도 있게 된다.
관계자 A씨는 이에 대해 "가게의 리뷰 게시중단 요청에 대해 배달의민족이 게시물의 권리침해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신고된 게시물에 대해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가 진행되는 점 참고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좋은 리뷰와 별점 5개를 부탁하며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뷰 이벤트'가 등장하면서 별점 제도의 진실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시아경제>가 지난 6월 2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명함 들고 찾아와"… 배달 앱 리뷰·평가 조작 '유혹' 넘쳐), 매출과 직결되는 별점을 높이기 위해 리뷰 조작을 해주겠다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네이버 카페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마케팅 업체로부터 허위 리뷰 제안이 이루어진다. 리뷰 조작의 문제점에 대해 소비자 임아무개씨는 "별점 제도 외에 재주문율이나 단골 고객 점유율로 평가하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배달 앱의 리뷰 플랫폼 구조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자영업자들은 배달 앱 별점 및 리뷰 시스템에 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배달 대행업체의 잘못으로 음식이 늦게 도착했을 때 별점 테러를 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시 음식 맛을 핑계로 악의적인 후기를 남기는 고객들이 너무나 많다고 지적했다. 한씨는 "맛과 서비스 만족도와 배달 만족도를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구조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배달 앱의 리뷰 창이 유익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활약하기 위해선 플랫폼 제도를 개편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또한 소비자와 자영업자 간에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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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보호 vs. 소비자 권리"... 배달 앱 리뷰 갈등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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