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수도 키시나우시에서 정당 '쇼르'가 주도한 시위. 이 시위엔 4만 명이 참여했다.
고두환
지난 6월 23일, 몰도바는 우크라이나 함께 유럽연합(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았다. 몰도바 역사상 최초 친서방 성향 마이아 산두 대통령이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동시에 친러시아 성향 이고로 도돈 전임 대통령이 국가반역 및 비리 혐의로 가택 구금된 채 전격적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러시아에서 만든 뉴스쇼, 시사해설 프로그램, 군사 영화 등 허위 프로파간다를 퍼트리면 7년 간 방송 면허를 상실시키는 '러시아 뉴스 방송 금지법'도 지난 6월 20일 통과됐다.
2014년 은행권에서 10억 달러가 사라진 희대의 부정부패를 주도했던 일란 쇼르의 정당 '쇼르'에서 주도한 시위엔 4만 명의 군중이 모이기도 했다. 'DOWN WITH SANDU(다운 위드 산두)'라는 슬로건으로 인플레이션 등 국가 위기를 주도한 마이아 산두 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였다. 이른바 '어용 시위'란 비난을 받은 이 시위대는 1시간 남짓 거리를 점거했다가 순식 간에 사라졌다.
전쟁 전야, 몰도바는 친러-친서방의 극한 대립에 빠져있다. 로타루(26)씨는 "젊은 세대는 대체적으로 친서방 성향을, 기성세대는 대체적으로 친러시아 성향을 갖고 있다"며 "어느 순간부터 대화가 어렵고, 세대마다 정치적 선택이 극명하게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몰도바는 소비에트연방 시절, 500만 명이 살 수 있게 설계된 계획지구였다. 모든 것이 계획된 채 생계와 분쟁의 걱정없이 살아가던 시절을 그리워 하던 기성세대가 여전히 존재한다. 소비에트연방의 몰락은 계획사회의 실패를 천명했고, 지금의 민주주의 국가로의 발전을 이룩했다는 자신만만한 젊은 세대는 대체적으로 마이아 산두 대통령에 대한 호감이 높은 편이었다.
개전 이후, 몰도바를 비롯한 주변 국가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 친러-친서방의 대립을 저마다 겪고 있다.
각양각색, 우크라 난민의 처지와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