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토리움작품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기억이 된 첫사랑, 작품이 된 기억
박혜수의 <기쁜 우리 젊은 날>은 어디서나 인기가 좋은 첫사랑이 주제다. 세대와 장소를 초월해 한국 공업단지 노동자 21명의 첫사랑을 인터뷰해 얻은 결과물로 영상을 찍고 그림을 그렸다. 기억이란 왜곡되게 마련이지만 감정의 기억은, 그중에서도 사랑의 기억은 날조되고 덧칠되며 미화되고 보정되어 더욱 격렬하게 왜곡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 왜곡조차 때로는 기억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니 누군가는 그로부터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하는 것이다.
25분짜리 영상 속에서 노동자들은 각자의 첫사랑을 아련하게, 유쾌하게, 세심하게, 슬프게, 즐겁게 떠올린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첫사랑이 꼭 하나씩은 있는 것, 모양은 서로 달라도 모두에게 소중한 기억이다. 관람객은 그 기억을 훔쳐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영상이 끝난 뒤 그 기억에서 태어난 그림을 보며 또 다른 감상을 갖기도 한다.
에릭 다이어와 맷 도허티가 한국에서 선택한 곳,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나너의 기억' 전시는 그렇게 오늘도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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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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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동료 에릭 다이어가 선택한 한국 미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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