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지회 파업을 폭력 파업으로 묘사한 조선일보(7/16)
조선일보
조선일보 <사설/또 시너통에 고공 농성, 시대착오 극렬 투쟁 언제까지 할 건가>(7월 16일)는 "노조원들이 제 목숨을 무기화해 극한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시너 통'을 언급했습니다. 인화성 위험 물질을 갖고 들어간 절박함을 헤아리기보다는 "경찰 진압 과정에서 시너 통에 불이 붙어 5명의 농성 철거민과 경찰 1명이 사망한 2009년 용산 참사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민노총은 정부의 중재 제안도 거부한 채 '120명이 10만 명의 생계를 막는' 불법 투쟁을 독려하고 있다"며 "노조원들이 자기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투쟁을 벌이는 데 노동자의 안전을 최우선해야 할 민노총은 이들을 만류하긴커녕 위험한 극한 행동을 부추긴다. 언제까지 이런 시대착오적 방식의 노동운동을 계속할 건가"라고 따졌는데요. 조선일보는 사측의 입장에서 노동자의 투쟁을 '폭력'과 '불법'으로 몰아가는 보도 행태를 언제까지 할 것인지 오히려 되묻고 싶습니다.
폭력 피하려 유조선 화물창으로 내려간 하청노동자
이렇듯 보수언론과 경제지 등은 하청노동자들의 선박 점거에 대해 사측 입장에서 비판할 뿐, 자세한 경위를 설명하지 않았는데요. 한겨레 <가로×세로 1m 철장에서 28일... "파업 대가는 요추뼈 골절이더라">(6월 29일 안태호 기자)엔 하청지회가 맞닥뜨린 상황이 잘 나와 있습니다.
"조선소 안에서 파업을 벌이던 하청지회는 지난 21일 도크에서 건조 중인 유조선 화물창에 들어갔"는데, 한겨레가 인용한 김형수 하청지회장 발언에 따르면 "처음엔 조선소 내에 투쟁 거점을 마련했는데, 회사 쪽 직원들이 폭력적으로 나왔다. 한 여성 노동자는 요추뼈 골절을 당했다", "폭력을 유도해 공권력을 투입할 명분을 쌓으려 한 것이다. 화물창 안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등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민중의소리 <"대우조선, '구사대' 동원해 파업하는 하청노동자 향해 폭력">(7월 11일 최지현 기자)도 대우조선이 "현장 관리자들을 '구사대'(회사 측이 만든 노동운동 파괴 조직)로 동원해서 하청노동자들에게 폭력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노조의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특히 지난 7월 8일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 동안 "벌어진 폭력 사태는 심각한 수준"으로 민중의소리는 대우조선 정규직 직장인 '현장 직반장 책임자 연합회'인 '현책연'과 대우조선 정규직 현장조직 5개 중 하나인 '민노협' 등 사측 노동자들은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을 뿐만 아니라 게이트 근처에 있던 하청노동자 농성장을 들이닥쳐 부수고 물품을 트럭에 실어 가기도 했"으며 욕설과 폭력을 가했다고 보도했는데요. 하청지회는 <회견문>(7월 11일)을 통해 사측의 폭력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보수언론은 하청지회 노조원들이 폭력을 가한다고 보도했지만, 현장에선 비노조원이 폭력을 가하고 노조원들이 충돌을 피하는 모습입니다.
'조선 호황' 이어가려면, 노동자부터 보호해야
조선비즈 <대우조선해양, 6500억 규모 해양플랜트 수주>(1월 11일 김우영 기자), 동아일보 <한국 조선 세계1위 탈환…상반기 수주 45% 차지>(7월 7일 김형민 기자), 중앙일보 <K조선, 중국 제쳤다…상반기 선박 수주 4년 만에 1위>(7월 7일 정종훈 기자) 등 한국 조선업계가 세계적으로 우뚝 서며, 선박 수주 목표를 달성했다는 희소식을 기쁘게 전하는 언론의 소식 뒤에는 조선일보 <"배 만들 사람없어 일감 1400억 포기">(6월 27일 김강한·강다은 기자), 한겨레 <조선업 수주 1위 탈환했지만 저임금 탓 배 만든 사람 없네>(7월 7일 김영배 선임기자)와 같이 일감 호황 속 조선업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식이 따라붙습니다.
현장에 있는 기술자들을 떠나보내지 않고, "3D(dirty·difficult·dangerous) 기피와 긴 불황 탓에 건설 등 다른 분야로 이직한 근로자들"을 조선 현장에 불러 조선업의 호황을 이어나기 위한 빠른 방법은 노동조건 개선입니다. 노동자의 파업을 불법으로 몰아붙이며 강압적인 공권력 행사를 촉구하는 것이 아니라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던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상생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서는 보도가 늘어나길 바랍니다.
*보고서 전문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http://www.ccdm.or.kr/xe/watch/313771)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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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파업, 떼법·폭력' 불공정 보도, 노동자를 지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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