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 선수가 동메달를 2개 따고 복귀한 후 서산시장애인체육회 직원들과 함께 기념 촬영.
최미향
- 예절을 강조하셨던 집안에서 태어나셨다. 그럼 부모님의 교육관은 어땠나?
"조부님의 가르침과 별반 다르지 않다. '힘든 사람이 있으면 잘 챙기고 늘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는 교훈을 주셨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어머니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셔서 곱게 자란 분이시다. 그러다 어른들이 점 찍은 한량 기절의 우리 아버지를 만나 결혼을 하셨다. 첫째 형님을 낳았을 무렵이었다. 6.25 전쟁이 일어났다. 할아버지는 아이를 낳은 어머니와 손자를 두고 아버지만 데리고 피난길에 오르셨다.
나름 사회지도층인 할아버지 때문에 공산당이 제일 먼저 용천리 우리 집으로 쳐들어왔다. 당시 갓 태어난 형님에게 젖을 먹이던 어머니는 총부리를 들이대는 통에 사시나무 떨듯 떨면서도 의연하게 대처했다고 했다.
하긴 그들도 사람인데 홀로 남겨진 어린 어머니가 아기를 품에 안고 젖을 먹이는 모습이 왜 애처롭지 않았겠나. 그들의 누이일 수도 있을 우리 어머니 모습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을 것이다.
살아가면서도 아버지는 여전히 한량이셨다. 집안을 끌고 가는 것은 어머니 몫이 더 컸다. 변변한 땅 한 평도 가지지 못하고 빈 몸으로 분가했던 어머니는 남의 집 일을 하면서 채소를 받아 시장에 내다 파는 일 등 안 해본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갖은 일을 하며 자식들을 책임지셨다. 그러니 당신 처지에서는 자식들에게 책임감을 강조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