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1인 제한 조치를 시행중인 병원 내부.
이지은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병명은 뇌종양이다. 5년 전 치료받았던 림프종이 뇌로 전이됐다고 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뇌종양으로 인해 뇌의 기능적 장애가 동반된 것이다. 지금 내가 호주에서 근무하고 있는 곳이 요양원이다 보니 다양한 치매환자들의 경과도 지켜봤고, 몸이 불편하신 환자분들의 치료 과정도 봤다. 그런데 나는 이런 일이 내게 닥칠 것이라고는 정말 단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한국의 보통 아버지들이 다 그렇겠지만, 아버지는 정말 성실하게 일하셨던 분이고 퇴직 후 엄마가 다리가 불편해지시자 청소부터 재활용 분리까지 집안일을 다 도와주셨었다. 그런데 왼쪽 뇌의 병변으로 인한 오른쪽의 기능 저하로 갑자기 거동부터 시작해 화장실, 개인 위생 등의 요구가 늘어난 것이다.
엄마의 '번아웃'
코로나로 인해 보호자 제한 조치가 취해졌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당장 아버지의 불편감도 속상하지만 얼떨결에 병원을 입원한 엄마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 번도 이런 중증 환자의 간호를 해보지 않은 엄마는 아버지의 간호가 힘들다고 했다. 내 첫 임상 경험은 내과 중환자실이었는데, 보통 중환자실에 오는 환자들에게 제공돼 시즌 간호는 '전인간호'다. 환자들의 침상목욕부터 시작해 체위 변경까지 제공이 되고 이때 무의식인 환자들을 간호하기 위해 최소 서너 명의 간호사와 보조원이 함께 2시간마다 환자들의 체위변경을 돕고, 일주일에 두 번씩 목욕을 시켰다.
보통 내과 중환자실의 환자들은 소변줄과 기저귀를 착용한 상태다. 하지만 지금 아버지의 경우는 소변줄도 없는데 그렇다고 해서 의식이 100% 온전한 것도 아니기에 엄마는 항상 아빠가 화장실을 가고 싶은지 확인을 해야 했고, 기저귀 착용은 거부하셨다. 사나흘 동안 화장실을 못가셨던 아버지는 변비약을 복용하셨는데, 그 이후 다가온 후 폭풍(?)은 엄마의 기력을 다 소진시켰다고 한다.
뇌병변에 문제가 생긴 환자를 간호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특히나 아무리 마른 성인이라고 하더라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환자를 혼자 간호하는 것은 환자도 그리고 보호자 혹은 간병인에게도 위험한 일이다. 신체적으로 무리해서 하다보면 허리 통증부터 손목 통증 등이 다양하게 올 수 있고, 혹여 부축할 때 아차 하는 순간 낙상사고 등이 발생할 요인도 크다.
신경과·신경외과 환자 관리, 안타까운 부분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