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산: 용의 출현> 스틸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최근 개봉 중인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보면 거북선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과거 <최종 병기 활>에 나오던 호랑이처럼 일견 과장된 측면이 있다. 보고 나니 개인적으로 학익진에 대한 부분이 덜 강조된 점이 아쉽기는 하였지만, 상영시간 내내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잘 만들어진 전쟁영화였다. 한산대첩은 행주대첩, 진주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 대첩이다.
충무공 이순신의 전쟁 중에서 3개 전쟁을 고르라고 하면 아마 한산, 명량, 노량해전을 고를 것이다. 한산대첩은 초기 해전 가운데에서 가장 대표적인 해전이다. 이전의 해전이 노략질하거나 승리에 방심한 왜군 수군을 상대로 한 해전이라면, 한산해전은 왜군 정규함대와 조선 함대가 대규모로 결전을 벌인 해전이기 때문이다.
한산해전에서 패함으로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 수군과 전쟁을 피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왜적은 부산일대를 제외한 바다를 포기한다. 바다의 포기는 육지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는 육상에 대한 병력과 군수보급의 수륙병진전략의 실패를 의미한다. 왜적은 명에 대한 침공은커녕, 조선에서마저 수세에 몰린다.
동서고금을 통틀어서 전투에서 승리는 병력이나 장비 우세, 상대적 병력집중을 위한 기동과 화력 집중, 지형과 정보 활용, 적아의 장단점 활용과 심리전 등 많은 요소가 있다. 한산대첩을 보면 전쟁사에서 적을 섬멸시킨 대표적인 승리로 꼽히는 '칸네전투'와 '러일해전'이 연상된다.
섬멸전으로 이름 붙여질 정도로 절대적인 승리할 수 있었던 전투는, 그 전투양상이 비슷하다. 전투양상이 비슷한 것은 전투를 지휘하는 장군의 천재적인 능력도 있었겠지만, 승리를 위한 절실함과 고뇌에서 나온 전략 전술이기 때문일 것이다.
칸네 전투는 카르타고 하니발 장군이 로마군을 포위하여 섬멸한 전투이다. 학익진과 비슷한 진영으로 로마군을 중간으로 유인하고, 좌우 끝단이 기동으로 포위한다. 적을 가운데 몰아 빙 둘러싸고 포를 쏜다면, 당시에 명중률이 낮은 함포의 명중률이 매우 높아진다.
학익진은 일본 도고 헤이아치로 제독이 대마도해전에서 러시아해군을 상대로 펼친 T자 전법과 비교할 수 있다. 함정은 함수나 함미보다 현측(함정 좌우)에 배치한 포가 훨씬 많다. 같은 수의 함정이라도 현측의 포를 상대하는 함정이 사용할 수 있는 포가 훨씬 많아진다.
한가한 생각을 해서 한산도(閑散圖)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