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9유로 티켓. 월 9유로 티켓 한 장으로 독일 전역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이유진
'9유로 티켓'은 독일 정부가 고유가와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한 정책이다. 유류세 인하, 소득세 인하, 취약계층 수당 등 다른 민생 정책과 함께 패키지로 추진됐다.
독일 정부가 판매한 티켓의 가격은 당연히 9유로(약 1만2000원). 2022년 6월에서 8월까지 3개월간 고속철도와 고속버스를 제외한 기차·버스·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이다.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이 티켓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지난 6월에만 2100만 명이 티켓을 샀다.
9유로 티켓 정책을 시행한 결과, 독일의 대중교통 이용자가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보다 10~15% 증가했다고 한다. 도로 교통량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6% 감소했고, 그 결과로 독일 내 휘발윳값도 하락했다고 한다.
독일 정부는 3개월간 이 정책을 시행하는 데 소요된 예산이 25억 유로(약 3조4000억 원)라고 밝혔다. 그리고 현재는 이 정책의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또 독일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조치도 병행한다. 2022년 1월 독일의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9.82유로(약 1만3170원)였으나, 지난 2월 내각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합의하고 지난 6월 의회에서 '최저임금 시간당 12유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오는 10월 1일부터는 시간당 12.0유로(약 1만6000원)로 대폭 인상된다.
독일 노동부장관 후베르투스 헤일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 1700유로(약 228만 원)를 버는 사람들의 월 소득이 400유로(약 53만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단다. 그리고 약 620만 명의 노동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추정된다.
[스페인] 4개월간 대중교통 무료
사회당이 집권하고 있는 스페인에서는 아예 4개월간 대중교통 요금을 무료화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보증금 10유로(약 1만3334원)만 내면 9월부터 12월까지 스페인의 공공 열차 네트워크 '렌페(Renfe)'가 운영하는 열차를 무제한 탑승할 수 있다. 그리고 일정한 탑승 회수를 채우면 보증금은 추후에 돌려받기 때문에 사실상의 한시적 무료화 정책이다.
스페인 정부는 이미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국영으로 운영되는 대중교통 요금을 50% 낮춘 상태였다. 그리고 지난 7월 중순에 다시 일부 국영 교통편에 대해 한시적 무료화 조치를 발표한 것이다. 스페인 정부는 이 사업에 2억100만 유로(약 2698억 원)를 투입한다.
특히 스페인은 이 사업의 재원을 '횡재세'로 충당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스페인 정부는 내년부터 2년간 은행과 에너지 기업의 초과 수익에 대해 '횡재세(법인세 세율 10% 상향)'를 부과하기로 했다. 은행들과 일정 규모 이상의 에너지 기업들로부터 각각 30억 유로(약 4조280억 원), 40억 유로(약 5조3707억 원)를 추가 징수할 예정이다.
스페인 정부는 횡재세로 늘어난 세수를 이용해 취약계층 지원과 무상 대중교통 등의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수도 마드리드에 공공주택 1만2000가구를 짓는다는 계획도 내놨다. 부자의 곳간에 추가로 쌓인 재물을 이용해서 취약계층 지원과 공공성 강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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