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해방물결' 등 동물권 보호 단체들이 동물 학대 및 착취를 중지하라며 '종차별주의'를 반대하는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김재우
행진에 앞서 참여자들은 피켓 및 행진 룩 꾸미기, 시민 자유 발언, 비건 무당 홍칼리와 함께 12명의 참여자들이 죽어간 동물의 넋을 기리기 위한 진혼춤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동물권과 비거니즘(채식)에 대한 참여자들의 자유 발언이 이어졌다. 이후 녹사평역 광장에 운집한 300여 명의 참여자는 "우리 함께 살자", "살리는 비거니즘", "동물정의 기후정의" 등의 문구가 쓰여진 피켓, 다양한 동물 가면을 들고 구호를 제창하며 이태원 거리를 행진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축산, 전시, 실험 등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다른 동물의 고통을 야기하는 모든 죽임을 당장 멈출 것", "동물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정의로운 '살림의 문명'으로 전환할 것" 등을 촉구하며 "'우리'의 범주를 인간이 아니라 동물로 확장하는 것만이 함께 살 길임"을 호소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2022 서울 동물권 행진'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됐음에도 더 많은 시민이 동참했다. 가속화되는 기후생태위기와 심각한 동물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차별 철폐'와 '비거니즘 확산'을 요구하는 움직임은 앞으로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행사를 주최한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해마다 8월 경 뉴욕·런던 등 주요 도시에서 '동물권 행진'이 전개되어 온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동물해방물결'은 지난 2018년부터 국내에서도 종 차별을 철폐하고 모든 동물에 대한 차별과 착취·살상을 끝낼 것을 요구하는 행진을 동시점에 개최해 왔다"라고 밝혔다.
또한 "모든 동물을 향한 억압과 착취를 끝내고 종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만이 동물과 지구, 우리 모두를 살릴 수 있다"며 "온갖 차별과 착취, 학대로 고통받는 동물을 위해 우리는 다시 모였다. 종 차별에 반대하고 느끼는 모두와 함께 살고 싶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당당히 들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정부는 2020년 농식품부가 발표한 '제2차 동물복지 종합계획(2020년~2024년)'에서 "올해부터 반려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 동물복지 기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반발이 거세지자 반려동물 보유세 신설 문항을 제외한 바 있다.
반대 여론에도 정부가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을 추진한 것은 유기동물이 해마다 10만 건 이상 발생하며 관련 비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동물자유연대'가 발표한 '2021년 유실·유기동물 분석'에 따르면 버려지거나 주인을 잃어버린 반려동물은 총 11만 6984마리이다. 2020년(12만 8717마리) 대비 1만 1733건(9.1%) 감소했지만 2017년(10만 840마리), 2018년(11만 8697마리), 2019년(13만 3513마리)으로 5년 연속 10만 마리를 상회했다.
반려동물 1500만 시대를 맞는 현실에서 동물 학대 및 착취, 유기 행위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어 이들 동물권 단체들의 '종 차별주의' 반대의 목소리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매년 개최될 동물권 행진은 앞으로 국내 동물권 운동의 확산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동물권 보호를 위한 주류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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