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호 태풍 힌남노(라오스명, HINNAMNOR)에 대한 '다중모델 앙상블’ 예측 경로
기상청
태풍 진로 달라질 가능성 없나?
여전히 태풍의 변동 가능성은 존재한다. 기상청도 힌남노의 진로를 확정적으로 말하진 않았다. 이 분석관은 "우리와 각국의 수치예보모델에서 변동성 확률 폭이 한반도 동서 폭과 맞먹는 상황"이라며 "이대로 상륙하거나 최악이 서쪽으로 가거나, 해안으로 빠져나가는 모델이 여전히 다 열려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대한 변화가 있다면 계속 소통하겠다. 브리핑을 주시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변동이 있더라도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5일 전까지는 힌남노가 몰고 온 고온다습한 공기와 기존 기단이 충돌하면서 비구름대가 형성되고, 이후부터는 태풍의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겹치면 전국적으로 많은 비를 뿌릴 수 있다.
기상청은 이날 낮부터 제주도를 비롯한 부산, 울산, 경상남도(남해, 고성, 거제, 사천, 통영, 창원), 전라남도(거문도, 초도, 진도, 완도, 해남, 강진, 장흥, 순천, 광양, 여수, 보성, 고흥)에 강풍특보를, 제주도는 이에 더해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6일까지 강수량은 100~300㎜, 제주 산지와 지리산 부근 등 일부는 최대 400~600㎜까지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 호우의 강도 또한 4일까지는 시간당 30~50㎜, 5일과 6일에는 50~100㎜로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면 제주·전남남해안·경남권해안 등의 순간최대 풍속은 초속 50~60m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한 태풍의 북상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긴장하고 있다. 부산시, 경남도, 전라남도 등은 하루 전 일제히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다음 주 파리로 떠나는 박형준 부산시장은 재해위험지역을 찾아 "모든 행정력의 투입"을 강조했다. 부산시교육청 등은 학교장 재량의 원격 수업 전환 등을 시행토록 했다.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 대응 '미흡' 비판을 받았던 윤석열 대통령 역시 태풍 대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내각 모두가 혼연일체가 돼 총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고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되고, 윤 대통령도 주말을 반납한 채 상황을 직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