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월습지(팔현습지라고도 한다)에서 만난 기능을 상실한 콘크리트 보. 물길을 가로막는 이런 보들은 하루빨리 철거해줘야 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더구나 고정보 구간으로도 강물이 월류하고 있었기 때문에(이곳도 보를 넘어 월류하면서, 모든 구간에 흐름이 생기면서 물살을 따라 올라가는 물고기 습성상 어도로만 갈 수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사실상 보 자체가 의미가 없었다. 전도식 고정보는 수직으로 서 있어서 물고기들이 절대로 타넘어 갈 수 없는 구조다.
물고기들 입장에서 본능의 거세가 일어나는 순간이다. 물길을 따라 오를 수 없게 만들어놓는 구조물인 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본능적 움직임마저 거세하는 이런 보를 만났을 때 물고기의 심정은 어떨까?
애초 해당 보는 농사용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이 일대(즉 동촌과 방촌)는 이미 도시화가 돼 있어서 이제 농사를 짓는 농민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보가 전혀 필요 없다는 이야기기도 하다. 용도가 사라진 보가 사실상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물고기들만 본능이 거세당하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