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기억극장 표지
웅진주니어
1945년, 이차세계대전의 막바지, 그러나 당시 조선인들은 끝날 것 같지 않은 전쟁에 지쳐가던 그때 덕구는 우연히 '경성 기억 극장'이라는 기억을 지워주는 극장에서 일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태평양 전쟁에 참전한 후 죄책감에 시달리는 일본군들이 찾아와 기억을 지운다. 그리고 덕구는 자신이 기억 극장과 모종의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극장에 얽힌 비밀이 차례로 밝혀지면서 마침내 덕구는 자신의 기억을 지울지 말지를 선택하게 된다.
죄책감은 무겁고 어찌보면 거추장스러운 감정이다. 기억을 삭제해서라도 이 불편한 감정을 떨궈내면 어떨까? 주인공 덕구는 이 유혹 앞에서 흔들린다. 그리고 자신이 잘못을 저지른 대상을 오히려 비난하고 자신을 합리화한다. 개인의 집합체인 국가 역시 마찬가지다. 부끄러운 기억은 감추고 오히려 피해를 입힌 국가를 비난하거나 자신들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며 합리화 한다.
하지만 기억을 지우면 아무 일도 없던 일이 되는 걸까? 어떤 기억이든 기억은 삶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억에서 한발짝 나아가는 것이다. 그래야만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미래에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사람은 크든 작든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이다. 이런 잘못을 무적정 덮어두거나 회피하기보다 반성하고 성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이 동화를 통해 아이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아울러 아직도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는 일본의 문제가 무엇인지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동화들은 어른들이 읽어도 손색없는 주제와 내용을 다루고 있다.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스멀스멀 솟아나는 국수주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러모로 복잡다난한 지금, 기억의 의미에 대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면 좋을 동화이다.
경성 기억 극장 - 제13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최연숙 (지은이), 최경식 (그림),
웅진주니어,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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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에 시달리는 일본군들이 기억을 지우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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