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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 기후행동, 가장 눈에 띈 장면

'이대로 살 수 없다'는 3만5천명의 절박한 외침... 청소년들도 참여

등록 2022.09.26 15:35수정 2022.09.2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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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변화를 만드는 주도권을 갖는 당사자”라고 적힌 피켓 뒤로,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
“직접 변화를 만드는 주도권을 갖는 당사자”라고 적힌 피켓 뒤로,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은평시민신문

"2019년 기후위기비상행동 이후 3년 만의 기후행동에 함께 참여한 것이 신났다. 종이판으로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참석했고 귀가 후 자전거에 꽂아뒀다. 이번 기후정의행진이 늘 말 뿐이던 내 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지난 26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진행된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은평구민 김주영씨가 전한 말이다.

이날 행사에는 약 3만5천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모여 준비된 단상에서 발언을 나누고 함께 행진을 진행했다. 기후정의행진이라고 환경단체만 참여한 것이 아니다. 노동자, 여성, 장애인, 농민 등 약 400여개의 다양한 단체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참여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다양한 단체의 참여와 시민들의 많은 관심은 기후위기가 모든 시민이 당사자인 문제이자, 당면한 현재의 문제라는 것을 말해주는 장면이었다.

이번 행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후행동으로 기록될 전망이라 더욱 뜻 깊다. 2019년 국내 첫 대규모 기후행동이었던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약 5천 명의 시민들과 함께 진행됐다. 그리고 3년 후인 2022년 9월 24일 약 3만 5천명의 시민들이 모여 기후정의행진이 펼쳐졌다.

시민들은 "두려운 여름 두려운 태풍 이제 그만", "지구는 재활용 안 돼요", "내일은 없다 SAVE THE EARTH" 등의 피켓을 손수 제작해 거리로 나섰다. 이번 행사의 슬로건인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는 구호를 모두가 외치며,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제도적 변화와 사회의 참여를 촉구했다.
 
 행진에 참여한 청소년 시민이 “내일은 없다 SAVE THE EARTH”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
행진에 참여한 청소년 시민이 “내일은 없다 SAVE THE EARTH”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은평시민신문
 
이러한 기후행동이 우리나라에서만 진행된 것은 아니다. 2018년 스웨덴의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기후를 위한 금요일 등교 거부 운동' 등을 계기로 세계 각지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각종 행동이 이어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9월 기후행동의 달'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집회와 시위가 열린다. 매년 10~12월에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 앞서, 시민들이 거리와 광장으로 나와 각국의 정부와 기업에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날 행진에서는 다양한 피켓과 구호에 이어 다양한 퍼포먼스도 함께 했다. 시민들은 행진 중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맞춰 함께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기후위기가 모두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이자, 시급한 문제임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된 '다이-인(Die-in)' 퍼포먼스는 참여자들이 모두 도로 위에 누워 죽은 시늉을 하며 인류 종말을 상징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인류 종말을 상징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위해, 시민들이 도로에 누워 참여하는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
인류 종말을 상징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위해, 시민들이 도로에 누워 참여하는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은평시민신문
 
 행진의 선두 대열에 선 도롱뇽 조형물과 원자력폐기물 조형물의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
행진의 선두 대열에 선 도롱뇽 조형물과 원자력폐기물 조형물의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은평시민신문
 
행진 대열에는 수많은 단체의 깃발과 함께 독특한 조형물도 곳곳에 보였다. 삼재를 막아준다는 삼두매 조형물이 지구별 수호자라는 이름으로 행렬의 선두에 서고, 천성산 도롱뇽 사태로 각종 개발사업의 상징이 됐다는 도롱뇽 조형물이 원전의 위험을 상징하는 원자력폐기물 조형물과 함께 그 뒤를 이었다.

행진에 참여한 은평구민의 모습도 보였다. 은평1.5˚C위원회 피켓과 은평민들레당 깃발이 바람에 나부꼈고,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은평구민들의 목소리도 기후정의행진의 대오에 나란히 힘을 보탰다. 은평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주민 국회의원을 비롯해 이병도 서울시의원 등 여러 정치인들의 참여도 잇따랐다.
 
 은평1.5˚C위원회 피켓과 행진에 참여한 은평구민들의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
은평1.5˚C위원회 피켓과 행진에 참여한 은평구민들의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은평시민신문
 
 “두려운 여름 두려운 태풍 이제 그만”이라고 적힌 피켓 등을 들고 행진하는 청소년 시민들의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
“두려운 여름 두려운 태풍 이제 그만”이라고 적힌 피켓 등을 들고 행진하는 청소년 시민들의 모습 (사진 : 김연웅 기자)은평시민신문
 
특히 많은 청소년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혹은 스스로 피켓을 들고 행진에 나섰다. 다양한 청소년 기후 단체들도 참여했다. 많은 청소년 시민들이 손수 만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당당하게 도로를 행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청소년들이 기후위기가 도래한 시대를 살아 갈 '당사자'로 자신을 인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행진에 나서는 모습은 어둡기만 한 미래 속 한줄기 빛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기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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