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중 간사와 위원들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국민 보이스 피싱'이다." -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
"동영상에 자막을 달아버리면 사람들은 세뇌가 된다." -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파문의 출구로 MBC를 잡은 모양새다.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비속어 파문으로 터져 나온 비판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이를 처음 보도한 MBC를 향해 집중 포화를 쏟아 붓고 있다.
국민의힘은 MBC가 윤 대통령의 비속어 관련 영상을 처음으로 보도하는 과정에서, 실제 발언하지 않은 내용을 자막으로 달아 사실을 왜곡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정언유착' 의혹으로 이를 확대시키며, 발언 자체보다 보도 경위를 문제 삼는 투다. 대다수 언론사가 같은 내용의 보도를 했음에도 특정 언론사만 공격해 '언론 길들이기'라는 반발이 나온다.
비판 수위 높였지만... '정언유착' MBC 지목 여부 두고 왔다갔다
국회 과학방송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 이후 이동 중인 윤 대통령과 주변 참모와의 사적 대화에 허위 자막을 달아 뉴스를 내보냈다"라며 "상식적인 사실을 억지로 조작하려다 대형사고를 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동안 MBC가 민주당 2중대로서 좌파진영의 공격수로 활동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장악한 MBC의 이번 조작방송은 좌파진영 무리한 편들기로 인해 발생한 예견된 방송 조작사고"라고 규정했다.
특히 "해당 동영상의 엠바고가 (22일 오전) 9시 39분인데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그보다 앞선 9시 33분에 해당 영상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막말'이라고 비난했다"라며 "박홍근 원내대표가 타임머신이라도 탄 것이 아니라면 올리지도 않은 영상, 게다가 잘 들리지도 않는 영상의 내용을 어떻게 미리 알 수가 있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는 MBC가 민주당과 한 몸으로 유착돼 여론조작을 펼치고 있는 '정언유착'의 증거"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오보에 대한 책임을 우리 국민의힘은 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엄중히 물을 것임을 경고하는 바"라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사과방송 실시'와 '박성제 사장 사퇴' 등을 요구하며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고발 조치'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통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소' 등을 예고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에 엠바고 사항이 유출된 것에 대해 엄청하게 조치할 것을 요청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영상을 민주당에 제공한 것이 "MBC라고 단정하지 않지만"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이날 과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성명서에는 "정언유착의 증거"라며 MBC를 정조준했다.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이 나오자,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박성중 의원은 "기자회견문 6번 (요구사항을) 보면 'MBC'는 빠져 있다"라며 "그 부분은 앞으로 규명해서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조치하겠다"라고 설명했다. "MBC가 유출했다고 까지는 확실하게 하지는 않았다"라는 애매한 답이었다.
추가 질의에서도 그는 "(정황상 유출한 것이) MBC로 볼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그렇지만 100%는 아니라고 해서, 한 번 더 조사해보겠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27일 오전까지 MBC의 공식적인 추가 해명을 기다린 뒤, 제대로 된 해명이 없을 경우 27일 오후나 28일 중으로 직접 항의방문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세뇌' 표현 썼다 뒤늦게 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