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터널 예정지로 버스가 지나가고 있다. 주민들은 터널이 완공되고 그 안에 보행로를 설치할 경우 대형 차량의 교차운행이 어려워 질수 있다고 주장했다. 터널 외에 별도의 보행로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환
최근 공사가 진행 중인 충남 예산과 청양 등에서 평택-부여-익산을 잇는 서부내륙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보행로 설치 문제와 관련해 업체와 주민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공사장 인근 충남 청양군 청양읍 청수리에 사는 70여 가구 100여 명의 주민들은 "인공터널 외에도 별도로 토끼굴을 뚫어 주민들의 보행통로를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시공사 측은 "설계대로 착공했다"면서 사실상 설계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부내륙고속도로 공사로 청수리 마을 앞에는 폭 6.8m, 높이 4.8m, 길이 71m의 인공터널이 건설될 예정이다. 인공터널 위로는 흙이 약 11m 더 쌓인다. 주민들과 공사업체 측에 따르면, 터널 위쪽에는 졸음쉼터가 설치될 계획이다. 터널이 71m로 비교적 긴 이유다.
이번 공사는 민간 투자사업으로 서부내륙고속도로의 공사비용은 민간사업자가 부담하고 토지수용은 국가가 책임진다. 공사 과정에서 민간사업자 측은 교각 대신 흙을 쌓아 올리는 성토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는데, 주민들은 성토 공사로 기존의 통행로가 사라지거나 좁아지고 시야가 가려진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주민 안전을 위한 보행로가 확보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청양 읍내뿐 아니라 마을회관에 갈 때도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주민들은 "인공터널의 폭이 6.8m에 불과해 터널 안쪽보다 바깥쪽에 별도의 보행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가뜩이나 좁은 터널 안에 보행로까지 설치할 경우 도로의 폭이 좁아져 덤프트럭과 버스 등 대형 차량의 교차 운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