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베트남 도시를 이동하는 여행자들이 자주 찾는 슬리핑버스 내부.
김성호
기적의 도로, 경부고속도로를 생각하다
그러고 보면 한국은 경부 고속도로를 일찌감치 뚫어 나라의 토대를 다졌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결단 아래 국군 공병대와 현대건설이 나서 진행한 공사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으나 어찌됐든 일정 아래 완료됐습니다.
공식적으로만 77명의 사망자를 냈고 군데군데 부실한 구간이 나왔음에도 이토록 빠르게 공사를 완료한 사례는 전 세계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만한 것이었습니다. 국토의 70%가 산지인 국가에서 서울과 부산을 잇는 도로를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까요. 사망자가 77명이 아니라 그 수십 배가 될 것이란 증언엔 상당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는 1968년 2월 1일 착공해 2년5개월 만인 1970년 7월 7일 준공됐습니다. 고속도로 건설은 시대적 과업이었습니다. 당시 한국 물류는 철도에 의존하고 있었고 차를 통한 이동은 산을 굽이굽이 돌아야 해 제약이 많았습니다.
특히 큰 산맥이 구간마다 가로막고 있어 동과 서, 남과 북의 이동에 제약이 컸습니다. 산을 뚫고 도로를 놓아 전 국토를 하루면 오가게 하겠다는 발상을 현실화한다는 건 당시로선 상상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완공된 도로는 거대한 부실덩어리일지 모르겠습니다. 개통 10년 동안 들어간 보수비용이 공사비용을 넘어섰을 만큼 곳곳에서 부실이 터져 나왔습니다. 중앙분리대 미설치 등 도로가 가진 문제로 인해 발생한 수많은 사고가 있었고 그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