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레시피>
김준정
배지영 작가의 신간 <남편의 레시피>는 남편이 밥 하는 이야기라기보다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일방적인 사랑은 없다. 일시적으로 가능할지 모르지만, 지속성을 가지려면 두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남과도 관계를 유지하려면 세심하게 챙겨야 하는데 가족은 말해 무엇할까.
밥 짓기를 남편이 한다고 해서 아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가정의 온기는 함께 만드는 것이니까. 책을 읽다 보면 요리를 못하는 아내의 번민에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강썬아, 너는 왜 달걀프라이를 안 먹는 거야?"
"반찬이 아니니까."
"무슨 소리야? 확실한 반찬이야."
"엄마, 나는 아빠 밥 먹고 크는 애야. 달걀프라이는 김치볶음밥 위에 올라가는 데코야."
그리하여 나는 강성옥 씨가 집에 못 들르는 저녁에는 상추를 씻고 고기를 굽고 팬에 남은 기름에 김장 김치를 구워 밥을 차렸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내가 왜 대견한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따뜻한 집밥을 먹은 것처럼 속이 차고, 딸과 나의 온기가 식지 않게 부지런히 장 보고 요리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남편은 밥을 짓고, 아내는 글을 짓는 맛있는 이야기가 있는 책, 지인들에게 밥 사듯이 선물하고 싶다.
남편의 레시피 - 남편의 집밥 26년
배지영 (지은이),
사계절,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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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봐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학원밥 18년에 폐업한 뒤로 매일 나물을 무치고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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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사듯 선물하고 싶은, 남편이 밥 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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