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속으로가을 하늘 아래 뛰어노는 아이들
박온서
가을엔 모든 빛이 나뭇잎 위에 모여 반짝거린다. 어깨에 내려앉은 햇살만으로도, 시선을 가득 채운 선홍빛 빛깔만으로도 이 가을은 충만하다.
어김없이 오는 계절의 정직함으로 초록에 지친 제 몸을 선홍빛으로 물들여 가니 그렇게 가을이 왔나 보다. 나뭇잎 하나는 대단치 않아 보일지 모르겠지만 한 점, 한 점 그 거대한 자연의 대열 속에 이루는 나뭇잎 하나, 하나는 빛으로 색감으로 세상을 물들이고 있었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재잘거림, 그 웃음소리에도 가을하늘이 담겨있다. 가을하늘에 투영되는 코스모스 꽃잎은 얇은 잠자리 날개를 닮아 가을하늘과 더 어울리는가 싶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꽃잎처럼 손을 흔드는 아이를 바라보니 이 가을을 다 가진 듯하다.
가을하늘도 눈부시고, 아이의 웃음도 눈부시고, 눈부신 계절 가을이 가을답듯이 땅 위에 사람도 사람답길 바란다면 욕심일까?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도 빛나는 계절, 그리고 차가운 바람 속에서 생존권을 위해 사라져 버릴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
나무도, 사람도 저마다의 한 점, 한 점의 대열속에서 너그러운 계절의 중간쯤에 섰다. 가을 풍경이 가르치는 자리에서 스스로를 돌아본다. 말 못하는 것들에게서 받는 위안의 가을, 태풍과 모진 바람을 견디며 색을 물들이는 가을의 풍경에서 사람들의 마음도 가을처럼 불콰해져 간다.
힘든 일상에 치여 심신이 지쳐갔던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도 이 가을의 평화가 스며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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