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이직이 트렌드? 그냥 따라하면 나만 손해

쉽지 않은 이직... 현명하게 이직하는 방법

등록 2022.11.08 13:04수정 2022.11.08 15:17
0
원고료로 응원
시민기자 그룹 '꽃중년의 글쓰기'는 70년대생 중년 남성들의 사는 이야기를 다룹니다.[편집자말]
난 지금 재직 중인 회사가 여섯 번째 회사다. 결과만 놓고 보면 다섯 번 이직을 했고, 이 다섯 번의 이직 중에서도 30대에 가장 많은 이직을 경험했다.

통계청 조사(2020년 자료)에서도 20대를 제외한 30대의 이직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았다. 반대로 현 직장을 유지하는 비율은 40대가 가장 높았다. 40대의 이직률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내가 일하는 IT 업종의 경우는 다른 업종과는 조금 차이가 있어 보인다. IT 관련 업종은 커리어 관리와 동종업계로의 이동이 다른 직업군에 비해 조금은 손쉬운 듯싶다.

워낙 빠르게 변해서라고도 생각하겠지만, IT 기술 중에서는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기본이 되는 기술은 변하지 않는다. 단지 사용하는 도구가 바뀔 뿐이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기술은 다른 기술직군과 유사하게 많은 부분이 반복되고, 학습된다. 그래서인지 나이가 차서도 어떤 식으로든 이직을 하는 게 이쪽 생태이지 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직 제의를 받았을 때 마음은 비슷할 듯하다. 어려운 구직난을 뚫고 첫 직장에 합격했다는 통보 만큼이나 이직 제의가 달콤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달콤하지 않다. 과거 어떤 글에서 읽었던 글이 생각난다. 직장인에게 새로운 곳으로의 이직은 결혼한 사람이 이혼하는 과정만큼이나 큰 스트레스를 동반한다는.

이직은 단순히 밥벌이 하는 물리적 회사를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관계 형성에서 오는 어려움과 이해관계로 얽힌 사람들과의 경쟁 심리, 회사의 기대에 결과를 내야 하는 압박 등이 어우러져 이직은 곧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을 전제해야 한다.

따라서 이직을 고민할 때는 개인적인 처우도 중요하지만 옮기는 회사의 분위기, 복지, 업무 환경, 쌓아온 커리어와의 연속성 등 많은 변수를 고민해서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모든 걸 준비하고 가더라도 힘든 게 이직이니 준비하지 않고 쉽게 결정하는 것은 낭패 볼 확률이 그만큼 크다.
 
a  자신의 커리어 관리에 철저해야 하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자릴 찾아가야 한다.

자신의 커리어 관리에 철저해야 하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자릴 찾아가야 한다. ⓒ elements.envato

 
이직은 항상 열려 있는 길이긴 하지만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다섯 번 정도 이직을 해본 나로서도 이직이 맞다, 틀리다는 말을 쉽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회가 되면 이직도 선택 가능한 옵션으로 열어놓아야 한다고 본다.


과거에는 회사를 옮기면 동료와 키워준 회사를 버리고 가는 '배신자' 같은 분위기가 종종 연출되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통계청 자료에서와 같이 이직이 너무 일반적이 되었다.

예전에 팀에 한 후배가 이직 고민으로 상담을 청한 적이 있었다. 가고자 하는 회사의 조건이나 업무 등에 대해 객관적 판단을 해서 난 이직을 권고했는데, 후배는 오히려 붙잡지 않는 나를 조금 서운해 했던 기억이 난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최근에는 이직에 대해 많은 관리자들도 객관적으로 겸허히 받아들이는 추세다. 


이직이 트렌드인가 싶을 정도로 예전보다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를 옮겨 다닌다. 아이러니하게도 직장인의 궁극적인 버킷리스트는 좋은 조건의 이직이 아닌 경제적 자유가 동반된 자발적 퇴직이다.

그러나 '경제적 자유'를 동반하는 퇴직은 선택된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일이다. 그래서 불가능한 꿈을 좇기보다 차선으로 좋은 직장으로 이직을 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이런 이직도 단순하지만은 않다. 자신의 커리어 관리에 철저해야 하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자릴 찾아가야 한다.

조건이 좋아서 옮겼는데 퇴근이 없는 삶을 살 수도 있고, 새로운 도전에 꽂혀서 이직을 했는데 새로 생긴 팀이라 여러 가지 환경 요인과 실적 문제로 한 해만에 없어지는 일도 있다. MBTI 테스트 결과가 아무리 'E'라고 하더라도 거리를 두고, 이직해 온 경력자가 가까이 다가오길 꺼려하는 동료들과 친분을 쌓기는 힘들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직을 하고도 적응을 하지 못하고 또 다른 직장으로 옮겨 가는 퇴사자들이 종종 있다. 이직을 하지 않고 한 직장에 오랜 시간 재직하는 것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반대로 너무 짧은 시간에 여러 곳의 직장을 옮기는 것도 부적응자로 보일 수 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듯이 선호하는 대기업이거나,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하더라도 회사의 분위기나, 업무 환경 등은 겪어보지 않고는 알기가 어렵다. 지인이나, 다양한 커뮤니티, 블라인드 같은 서비스 앱 등을 통해 이직하려는 회사의 레퍼런스 체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레퍼런스 체크가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통상적 분위기는 무시하기 어렵다. 번거롭고, 수고스러운 일로 귀찮아할 수 있다. 하지만 하루의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할 보금자리를 선택함에 있어서 그 정도 수고스러움은 당연한 노력이지 않을까.

이직은 자주 오는 흔한 기회는 아니지만 직장인이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기회다.이직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현명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후회 없는 선택이 되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제 개인 브런치에도 연재됩니다.
시민기자 그룹 '꽃중년의 글쓰기'는 70년대생 중년 남성들의 사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직 #직장 #동료 #현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따뜻한 일상과 행복한 생각을 글에 담고 있어요. 제 글이 누군가에겐 용기와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2. 2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3. 3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4. 4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5. 5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