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4일 보수당 대표 경선 승리자로 발표된 리시 수낵 신임 총리 내정자가 런던 중심부의 보수당 본부를 떠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 42세의 인도계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이 영국의 새 총리로 선출됐다.
영국 집권 보수당은 대표 겸 차기 총리 선출을 위한 후보 등록 마감일인 24일(현지시각) 보리스 존슨 전 총리와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가 잇따라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수낵 전 장관은 단독 후보로서 승리를 확정했다.
보수당 대표 선거를 주관하는 평의원 모임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은 한 명의 후보만 출마했다면서 수낵 전 장관의 당선을 선언했다.
수낵 내정자는 25일 런던의 버킹컴궁에서 찰스 3세 국왕을 만나고,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취임 연설을 할 예정이다.
존슨 전 총리 몰아냈던 재무장관, 총리 되다
보수당은 리즈 트러스 총리가 취임 44일 만인 지난 20일 역대 최단명 총리로 사임 의사를 밝히자 신속하게 차기 총리를 선출하기 위해 전체 당원이 아닌 원내 투표로 선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낵 전 장관이 단독으로 출마하며 싱겁게 승부가 끝났다.
존슨 전 총리와 모돈트 원내대표는 후보 등록에 필요한 소속 의원 100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낵 총리 내정자는 당선 확정 후 보수당사 연설에서 "영국은 위대한 나라이지만,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나는 당과 국가를 하나로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보수당의 지지율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에 크게 뒤지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보수당이 실존적 위험에 처해 했지만, 단결하면 다음 총선(2024년)에서 승리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첫 인도계 및 힌두교도 총리가 된 수낵 내정자는 명문 사립고와 옥스퍼드대학을 거쳐 헤지펀드 매니저로 일하다가 2015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또한 1980년 5월 12일 출생(만 42세 5개월)인 수낵 내정자는 1812년 만 42세 1일로 총리직에 올랐던 로버트 젠킨슨 이후 210년 만에 영국의 최연소 총리라는 기록도 갖게 됐다.
수낵 내정자는 과거 인터뷰에서 "나는 토요일마다 힌두교 사원에 가고, 끝나면 축구 클럽에 간다"라며 자신의 다양한 출신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부유한 환경에서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자유주의 우파 노선을 충실하게 따르며 보수당의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던 수낵 내정자는 2020년 2월 존슨 전 총리를 지지하면서 재무장관으로 발탁됐다.
수낵 내정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과감한 경제 정책으로 충격을 최소화하고, 법인세율과 국민보험 분담금률을 높여 재정 건전성을 높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재무장관직을 수행하며 정치적 체급을 키운 수낵 내정자는 존슨 전 총리가 코로나 방역 규정 위반과 측근의 성 비위로 궁지에 몰리자 그를 총리직에서 몰아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존슨 전 총리 사임 후 벌어진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감세안을 주장한 트러스 총리의 주장에 대해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반박했으나, 당원 투표에서 밀려 패하고 말았다.
'경재통' 수낵 내정자, 영국 경제도 되살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