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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는 25일 하루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선 학교에서는 하루 동안 간편식으로 급식을 대체해야 하는 등의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남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교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메일의 요지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당 메일은 충남교육청의 한 장학관이 페이스북에 내용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A교장은 메일을 통해 "11월 25일은 교육공무직 파업으로 인해 우리 학교도 정상 급식을 하지 않고 간편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파업으로 인해 물론 우리 학생들이 간편식을 해야 해서 다소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 하지만 파업에 참여하는 분들의 권리에 대한 이해와 존중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프랑스에는 '똘레랑스(관용)'라는 시민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똘레랑스(Tolerance)의 의미는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 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 즉, 상대방의 정치적 의견, 사상, 상대방의 이념 등을 존중하여 자신의 사상, 이념도 인정받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노력으로 초래되는 나의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자세가 똘레랑스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사람들의 권익보호 노력을 존중해 줄 때 우리 자신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면 존중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A교장은 "25일 하루 급식이 이루어지지 않아 다소 불편하더라도 급식을 위해서 평소에 애쓰시는 분들에 대한 감사와 존중의 마음을 느껴보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또한 간편식 제공을 위해 여러모로 고생해 주시는 홍ㅇㅇ 선생님, 최ㅇㅇ 선생님께도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A교장은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급식을 간편식으로 하다보면 아무래도 학생들과 교사들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며 "혹시라도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파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게 될까 봐 걱정스러운 면이 있었다. 그 자체도 교육적이지 못한 일이다. 혹시라도 그런 일이 있을까봐 메일을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충남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관계자는 "안 그래도 오늘 아침에 페이스북에 공유된 글을 봤다. 너무나도 감동적이었다"며 "우리 민족의 전통 중 하나가 바로 연대의식이다. 같은 교육 공동체의 일원으로 마음을 알아주고 인정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