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조합원 없는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도입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는 29일 농협중앙회 경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농협중앙회장 연임데 도입 반대’를 했다.
윤성효
농협중앙회가 회장 연임을 위한 농협법 개정을 추진하자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농협 직원들이 가입해 있는 전국사무금용서비스노동조합은 '농민 조합원 없는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도입 반대'에 나섰다.
현재 농협중앙회장은 전국 1115개 지역농협 조합장들이 뽑는 '간선제'다. 전국 지역농협 조합장 선거는 2023년 3월 8일에 실시된다. 최근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 조합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데 이어 설명회를 열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29일 오후 농협중앙회 경남본부에서 경북‧경남‧울산‧대구지역 농업인, 조합원, 농업인단체를 대상으로 '농협법 개정안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농협중앙회는 앞서 충북, 경기지역에서 설명회를 열었고, 오는 30일 전북 전주에서 같은 설명회를 개최한다.
농민‧노조 등 단체로 구성된 농민 조합원 없는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도입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는 이날 농협중앙회 경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도입 반대'를 했다.
김태현 전농 경북도연맹 의장은 "농업 생산비 폭등에다 매년 농민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농협중앙회장은 장기집권을 노리고 있다"며 "농협중앙회가 정치권과 결탁해 회장 연임제를 하려고 한다. 회장 연임제가 아니라 단임제로 하고, 선출 방식도 조합장을 통한 간선제가 아니라 조합원들이 직선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호봉 전농 부산경남연맹 부의장은 "지역농협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벌써 돈선거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농협중앙회 개혁 없이 지역농협 개혁이 없다. 농협중앙회장 연임제를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상대책위는 회견문을 통해 "쌀값 폭락과 농업생산비 폭등으로 고통받는 농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뜬금없이 농협중앙회장 연임제를 실현하고자 국회와 농협중앙회는 연일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추진 중인 농협법 개정안이 농민조합원들의 민심을 왜곡하고 농협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송두리째 상실한 국회와 농협중앙회간의 밀실협잡으로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비상대책위는 "농협의 주인이 농민조합원임에도 조합원을 내팽개친 농협법 개정은 있을 수 없는 일임을 명백히 밝힌다"며 "조합원을 대상으로 농협법 개정을 위한 그 어떤 의견수렴이나 토론과정도 없이 오늘 진행되는 일회성 설명회 한 번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자 하는 것은 스스로가 자주적이지도, 민주적이지도 않음을, 나아가 스스로가 적폐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농민들은 "쌀값 폭락과 생산비 폭등으로 농민조합원은 이중, 삼중의 고통으로 생존이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음에도 농협중앙회는 금리 인상으로 역대최대치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그럼에도 농민조합원들의 고통을 떠안기보다 농협중앙회장 연임에 열을 올리고 있는 농협중앙회의 작태는 철저히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비상대책위는 "농민조합원 없는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결사 반대한다", "중앙회장 연임제 농협법 개정 반대한다", "조합원 없는 농협법개정 설명회 즉각 중단하라"고 외쳤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18일부터 농협법 개정과 관련한 전문가 토론회에 이어 권역별 설명회를 열고 있으며, 이번 정기국회에 농협법 개정을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