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안내문 세워진 매장정부가 이달 말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조정하는 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지난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한 매장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구체적인 시점은 신규 확진자 수와 위중증·사망자 발생 추세 및 방역대응 역량 등을 고려해 정해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당초 방역 당국과 의료계는 내년 3월께 영유아부터 단계적으로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최근 대전시가 내년 1월부터 마스크 의무를 해제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12월에 들어서면서 다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수가 서서히 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와 현재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고자 지난 14일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엄 교수와의 일문일답.
- 최근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현재 상황, 어떻게 보세요?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를 언젠가 해야 된다는 건 모두 동의했던 상황이고요. 또 실제 올해 상반기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와 확진자의 자가 격리 조건을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한 논의는 질병관리청의 몇몇 자문위원회에서도 있었거든요. 7차 유행이 안정화되고 겨울철에 유행하는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이나 호흡기 세균 질환 발생률이 감소하는 시기 그리고 백신 접종률 같은 것을 고려해서 결정하자는 거죠. 시점은 아마도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쯤 논의 시작해서 3월쯤 공표하는 형태로 로드맵 잡았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다른 논의를 안 하던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대전시에서 이 문제가 촉발이 된 거죠. 그런데 저는 대전시에서 왜 이런 이슈를 먼저 제기했는지가 궁금해요."
- 이장우 시장이 외국 다녀와서 외국은 마스크 안 쓰니 우리도 의무 해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 같아요.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얘기해요. 제가 대전시 상황을 이것저것 물어봤거든요. 왜냐하면 대전광역시 정도의 광역 지자체가 이런 이슈를 제기하고 결정하려면 적어도 대전광역시에 있는 전문가들과 논의나 자문이 필요한 거잖아요. 그런데 어디서도 대전광역시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관련된 자문이나 논의 했다는 사람 못 찾고 있어요."
- 교수님은 마스크 해제 얘기하기엔 빠르다고 생각하세요?
"그렇죠. 일단은 7차 유행이 정리되고 안정적인 유행 관리가 돼야지만 이런 논의를 할 수 있어요.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해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마스크 착용을 자율적으로 잘 유지 해서 유행에 큰 변화 안 줄 가능성도 있죠. 그렇지만 만약 마스크 착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위험성이 현장에서 작동되고 유행이 증폭돼 일부라도 사망자가 늘어난다면 그 책임은 또 누가 집니까?
고위험군에 해당해서 자기 몸을 스스로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너 알아서 해'라고 말을 할 수가 있죠? 그래서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 단장이 억울한 죽음이 생길 수 있다고 표현하는 거예요. 그런 걸 하나라도 막으려고 하는 게 국가이고 정부죠. 그런 걸 (개인이)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게... 저는 굉장히 공동체 의식이 결여돼 있거나 사람에 대한 존중 없는 인식이라고 생각해요."
- 마스크 착용 관련 지침을 지자체에서 결정해도 상관없나요?
"예를 들면 미국처럼 아주 광활한 영토를 갖고 있고 주 단위의 관리 체계 등이 확립된 나라라면, 또 주별로 유행의 양상이 많이 다른 나라라면, 당연히 지자체별로 대응하는 게 맞겠죠. 우리나라는 거의 단일 유행 체계로 돌아가거든요. 그러니까 이걸 지자체 스스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냐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보는 거죠."
- 실내 마스크 해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식당이나 커피숍, 술집에서 어차피 벗고 있으니 의미 없다는 것 같아요.
"실효성과 관련된 얘기를 계속하는 건데 식당, 카페 같은 곳에서 먹고 마시죠. 그 공간에서 마스크는 계속 벗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식당, 카페, 술집에서 마스크 쓰고 어떻게 밥이나 술, 커피를 먹고 마셔요? 마스크 착용으로 컨트롤을 한 게 아니라 모일 수 있는 사람의 숫자와 영업하는 시간을 줄여서 컨트롤 하는 거죠. 지금 그 지점을 잘못 지적하고 있더라고요.
우리가 백신 접종을 하고 또 실제로 항바이러스제가 공급되어 일차적인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술집, 카페, 식당 등의 공간에서 사람이 모이는 숫자를 풀어주고 영업시간을 늘려주어 유행을 조절한 거거든요. 만약 지금 우리가 이전처럼 네 사람 이상 못 모이게 하고 9시 이후에 영업 못 하게 하잖아요. 그럼, 아마 7차 유행 끝났을지도 몰라요. 우리가 감당 가능한 유행을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방역을 완화한 거죠.
그리고 또 하나 식당, 카페 술집 같은 데는 그래도 모임의 규모가 작잖아요. 그런데 종교시설, 공연장 등은 심각하거든요. 작년에 싸이가 하는 대규모 콘서트할 때 거기는 실외인데도 감염이 엄청 많았잖아요. 그렇게 모여서 소리 지르고 할 때 마스크를 벗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럼 어떻게 되나요. 그런 데가 오히려 더 위험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