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과정에서 의외로 손부위 부담이 높다는 것을 알게된 에코스 공정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지회에서 조합원 참여를 중요하게 여겼는데, 실행위원의 역할을 어떻게 설명하고 조직하셨나요?
김윤섭 : "지금 실행위원들이 대부분 조장님들이에요. 조장님들이 맡고 계신 공정 위주로 조사 담당 조를 짜게 됐고요. '근골격계유해요인조사가 우리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인들을 파헤치는 거니까 현장을 바꾸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이번에 초안을 마련해 놓으면 추후에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책 마련을 할 수 있으니까 다 같이 열심히 한번 해보자.' 이런 식으로 설명하면서 조직했습니다."
- 조합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조사라는 점은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하셨나요?
이재영 : "'이게 다 형님이 나중에 다치거나 아파서 산재할 때 근거가 되는 거고, 회사에게 우리의 노동환경을 바꾸라고 얘기할 수 있는 명확한 자료가 되기 때문에 힘든 점, 개선해야 할 점을 자세히 말씀해달라'고 얘기했어요."
- 지회 사업으로서 근골 사업을 하는 게 노조 차원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김윤섭 : "솔직히 현장을 저희가 제일 잘 알잖아요. 그러니까 제일 잘 바꿀 수 있는 것도 우리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현장에 관심이 없어요. 저희가 뭐 손목을 다치든 어디를 다치든, 허리가 아프다, 팔꿈치가 저리다 얘기해도 그냥 '파스 뿌려라' 이게 끝이니까요.
회사와 달리 우리는 아픈 이유를 찾고 현장을 바꾸고 싶으니까요. 저희가 현장의 문제를 가장 잘 알고, 그래서 가장 잘 고칠 수 있고, 또 바꾸고 싶다는 마음도 있으니, 더 안전한 현장을 만들려고 하는 거죠."
이재영 : "정말 안전하지 않고, 언제 중대 재해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현장이라고 저희는 생각해요. 자칫 사람이 죽을 수도 있었던 사례들도 굉장히 많고요. 내가 일하는 이 현장과 일터, 내가 일하는 공정에 대해서 누구보다 본인들이 제일 잘 알잖아요. '그냥 원래 일하면 아파'가 아니라 '이런 식으로 일하니까 아픈 거야. 그래서 이거를 개선해야 하는 거야'라고 노동조합도 얘기하고, 조합원 본인들도 스스로 그걸 알고 조합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첫 단추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실행위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실행위원들은 어떤 마음으로 조사에 참여하셨는지, 조사하면서 새로 알게 된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재영 : "실행위원들은 대부분 어려워하세요. 하기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도 그럴 것이, 업무에 대해 머릿속에 알고 있어도 세부적으로 자세 각도를 말하거나 작업자 인터뷰 같은 걸 하는 게 어렵잖아요. 또 그걸 다시 글로 풀어내는 일은 익숙하지도 않고, 쉬운 일은 아니기도 합니다. 또 라인 작업을 하시면서 조사를 병행하시는 거라 업무가 과중되기도 했고요.
그런데 실행위원들도 잘 알고 있어요. '우리가 이 조사 완료하면 추후에 위험성 평가든 근골 조사든 우리의 근거가 생긴다. 현장에 대해서 회사 측이든 누구한테든 대내외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기기 때문에 하나하나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또 공정에 대해서 좀 세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니까 우리 업무를 더 잘 이해하게 됐죠."
- 현장에서 단기적으로 해결할 사안과 장기적으로 해결할 사안은 무엇인가요?
이재영 : "2023년 7월부터 생산 차종이 바뀝니다. 공정이 조금씩 바뀔 테니, 이에 대한 예비조사를 해야 해요. 현장에서 항상 터져 나오는 산재 문제도 바로바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장기적인 과제로는, 조합원들이 노동안전이나 건강에 대해서 자각할 수 있게끔 하는 것입니다. 또 정기 안전보건교육을 통해 조합원들이 위험성 평가나 현장 안전의 중요성, 조합원 참여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게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 노조 활동하면서 생긴, 공단 차원에서의 노동안전보건활동에 대한 고민이 있나요?
이재영 : "저희 사업장뿐 아니라 부평공단 내에도 노동안전 관련 실천이 조직되어, 사업주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조직 사업 차원에서 공단 노동자들에 대한 노안 사업 고민도 하고 있어요.
저희 사업장에서 집단 산재 신청을 해 볼 수도 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저희 사업장뿐 아니라 공단의 골병든 수 많은 노동자들과 어떻게 같이 할 수 있을지, 공단 차원에서 안전보건 관련 협약이라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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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확실한 현장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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